[사설] 李 대표 피습, ‘증오 정치’ 청산하는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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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은 그간 우리 정치가 얼마나 상대를 악마화하고, 척결 대상으로만 삼아왔는지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남을 타도해야 내가 살아남고, 남이 못한 걸 들춰야 이익을 얻는 제로섬 정치이자 증오의 정치 그 자체였다.
뒤늦게나마 정치권에서도 이 대표 피습을 두고 증오의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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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은 그간 우리 정치가 얼마나 상대를 악마화하고, 척결 대상으로만 삼아왔는지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남을 타도해야 내가 살아남고, 남이 못한 걸 들춰야 이익을 얻는 제로섬 정치이자 증오의 정치 그 자체였다. 비근한 예로 여야 최고위원회의나 원내대책회의, 의원총회는 ‘말의 테러’ 현장이나 다름없었다. 상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망신 주는 발언 없이 그냥 지나간 경우가 거의 없었다. 회의라기보다 말의 검투장이었고, 정치인들은 극단적 지지층에 기대 혐오의 말들을 쏟아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번 사건이 어쩌면 정치권 스스로 오래전부터 혐오의 씨앗을 뿌려온 결과가 아닌지 깊이 자성해볼 때다.
뒤늦게나마 정치권에서도 이 대표 피습을 두고 증오의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정치인들이 그간 너무 정치를 양극화시키고 견해가 다른 사람을 악마화하는 데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번 사건을 ‘우리나라가 심리적 내전 상태에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서로를 증오하고 죽이는 검투사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의 이런 자각과 반성이 일회성으로 그쳐선 안 된다. 여야 모두 이번 사건이 빚어진 근본적 이유를 따져보고,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실천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우선은 자신들의 말과 회의, 논평, SNS에서 증오의 언어를 걷어내는 것부터 시작해 극단정치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정치문화 전반을 일신해야 있다. 혐오를 퍼뜨린 정치인들은 공천에서도 배제해야 하고, 유권자들도 그들에겐 표를 줘선 안 된다.
증오를 배양하고 확산시킨 또 다른 주범은 극단적 유튜버들이 생산한 정치 콘텐츠다. 이들은 이 대표 피습에 대해서도 ‘자작극이다’ ‘종이칼을 썼다’ ‘가짜 피다’ 등의 음모론을 퍼뜨리기에 바빴다. 이들은 조회수 증가를 노리고 가짜뉴스를 실어나르고 영상을 짜깁기해 사실을 왜곡했다. 또 마음에 안 드는 정치인들에 좌표를 찍어 ‘응징’을 유도했다. 극단적 유튜버의 혐오성 주장이 먹혀 들고, 이로 인해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닫는 악순환을 끊어내려면 결국 유권자들이 이들 채널을 멀리해야 한다. 정치인도 이런 채널에 출연해선 안 된다. 선거·사법 당국도 극단적 콘텐츠를 철저히 모니터링해 위법이 발견되면 신속히 처벌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선 4월 총선 역시 지독한 혐오의 대결 구도로 치러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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