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전파하는 설치미술 작가 플로렌틴 호프만의 전시
Q : 화이트스톤 갤러리와 함께하는 네 번째 개인전이다. 서울에서는 처음이지만 이번 〈Inclusive〉 전시에서 새로운 조각 시리즈 ‘Rainbow Bear Family’를 공개할 예정인데
A :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 지점이 개관할 때 야외 설치미술 작품을 의뢰받았다. 대부분의 작업은 여러 지역에서 영감을 받고, 지역 특색을 살려 완성하는 편이다. 이번에는 한국의 특징을 담은 작품을 기획하고 싶었다. 몇 년 전부터 선보여온 작업들도 이번 전시에서 재조명할 예정이다. 전시를 아우르는 주제는 ‘우리는 모두 통일되고 절대 분리되지 않으며, 차별 없고 모든 이를 환영한다’이다.
Q : 한국 전시를 위해 작업한 ‘Rainbow Bear Family’는 왜 곰이 소재인가
A :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을 찾다가 가슴에 독특한 흰색 문양이 있는 곰을 발견했다. 바로 반달가슴곰이다. 기존의 반달가슴곰의 검정색에 가슴 문양을 그대로 살리지 않고 평등과 행복, 사랑을 표현하는 무지개 색감으로 칠했다.
Q : 작품 대상이 대부분 동물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A :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그 지역의 문화나 역사를 공부한다. 그 과정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동물을 발견하면 소재로 사용한다. 지금까지 모든 작품의 동물이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사람과 가장 비슷한 생명체이기도 하고, 전설적인 신화를 보면 인간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게 동물이다.
Q : ‘거대한 달팽이’는 4만 개의 비닐봉지로 제작했고 ‘초대형 토끼’는 널빤지로 제작됐다. 16m에 달하는 ‘대형 원숭이’는 슬리퍼로 만들어졌고. 이토록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재료들이 생경한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A : 질감과 물질성이 다른 재료를 반복적으로 차곡차곡 쌓거나 연결해서 크게 만들면, 피부처럼 하나의 조직 구조가 형성된다. 패턴이나 문양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단지 재료일 때와 달리, 작품으로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다는 점이 늘 흥미롭다.
Q : 재료를 하나하나 엮어 건물만큼 큰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개인적으로 가장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힘들었던 작품은
A : 보통 서너 달 정도면 완성하지만 중국 전설 속의 문어를 귀엽게 형상화한 ‘크라켄’과 ‘레인보 베어 패밀리’가 4~5년 정도로 오래 걸렸다. 기획과 제작 과정은 오래 걸리지 않지만 정부 허가를 받아야 설치미술 작업이 진행되는데, 허가가 늦게 떨어지거나 용역 업체의 일정 지연으로 오래 걸렸다. 항상 물리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Q : 가장 애정하는 작품은
A : ‘오줌 누는 북극곰’. 기후 변화에 따른 멸종위기동물인 곰으로 환경 파괴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꼬집었다. 강에 오줌을 누는 곰의 모습인데, 밤이 되면 가로등 불빛 덕분에 곰의 오줌이 노랗게 보이는 효과가 생긴다. 세상에 저항하고 반발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Q : 행복을 선사하는 작가로서 최근 행복감을 느낀 순간은
A : 정말 사소하지만 어젯밤 내가 응원하는 축구 팀이 우승했다. 굉장한 행복감을 느꼈다.
Q : 〈Inclusive〉 전시는 언제 보면 좋을까
A : 시간대와 날씨, 상황, 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길 바란다. 그러므로 언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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