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일반병실 옮겨…부인만 1차례 면회

채혜선, 강보현, 김정재 2024. 1. 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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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가운데)가 3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원 치료 중인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정치 테러에 대해 깊은 분노와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 이틀째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공지에서 “이 대표가 오늘 오후 5시 병원 지침에 따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겼다고 한다”며 “당분간 면회할 상황이 안 돼서 면회는 안 받는다”고 밝혔다. 내경정맥 손상을 입은 이 대표는 전날 두 시간가량 혈전재건술 등의 수술을 받았고, 의식이 돌아오자 부인 김혜경씨가 같은 날 한 차례 면회했다.

이 대표의 구체적인 건강 상태는 민주당 영입인재 5호이자 흉부외과 전문의 출신인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이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통해 설명했다. 강 전 부회장은 “수술 후 약간의 물만 드시고 있다”며 “초기에 매우 위중한 상태에 놓였었고, 천운이 목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경정맥 둘레의 60%가 손상된 심각한 부상”이라고 덧붙였다.

강 전 부회장은 이 대표가 목 부위에 1.5㎝가량 열상을 입었다는 전날 소방당국의 발표에 대해선 “이 대표의 부상은 열상이 아닌 ‘자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열상은 피부 상처인데 이 대표에게선 피하지방 및 근육층을 모두 관통해 내경정맥에 9㎜ 이상의 깊은 상처가 확인됐다”며 “육안으로 봤을 때 2㎝의 창상 내지는 자상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 열상이라는 보도는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강 전 부회장은 민주당이 이 대표 상태를 언론에 알리는 것에 대해 “의학적 판단은 주치의가 브리핑하는 게 맞는데 공개 브리핑이 왜 없어졌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은 전날 오후 5시10분 브리핑을 예고했다가 1시간40분 만에 돌연 취소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환자 개인정보를 알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브리핑이 취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의료계 일각에선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한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을 거쳐 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을 두고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가족이 원한다는 이유로 먼 거리의 대학병원으로 헬기 이송했다는 사실은 참 안타깝다”며 “국민이 국가의 외상 응급의료체계를 신뢰하겠나”고 말했다.

야권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서울대병원을 찾았지만 이 대표를 만나진 못했다. 그는 대신 기자들에게 “이 정치 테러는 우리가 어렵게 지켜온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공격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자유로운 정치활동을 위축시키는 모든 종류의 폭력과 혐오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 피습 사건을 테러라 규정하며 “(테러는) 자유민주주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테러라고 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간에 피해자에 대한 가해행위, 범죄행위를 넘어서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자유사회를 지향하는 우리 모두의 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채혜선·강보현·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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