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사랑 앞에 선 금새록과 노상현
Q : 얼마 전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첫 영상 제목이 ‘용기 내볼래요’던데, 여러 감정 중 ‘용기’를 꺼낸 이유는
A : 중의적인 표현으로 사용했어요. 먼저 유튜브라는 걸 처음 시도하는 데 따른 용기. 그리고 앞으로 내가 두려워하는 것에 도전하는 콘텐츠를 담아낼 예정인데, 그러려면 용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용기 내볼래요’라고 썼죠.
Q : 연기도 당신에겐 용기가 필요한 일인가요
A :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공동 작업이기에 그 안에 놓인 관계들이 중요하죠. 다양한 관계를 잘 맺고 소통해 나가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연기를 하다 보면 스스로 질문을 많이 하게 돼요. ‘내가 하는 게 맞을까?’라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믿어주는 용기도 필요한 것 같아요.
Q : 그 과정은 어떤가요
A : 난처하고 속상할 때도 있지만, 그렇게 하나하나 배워가는 거라고 믿어요. 요즘은 작품 할 때 생긴 아쉬운 점을 기억해 뒀다가 다음 작품 때 발전된 방향으로 적용해 보고 있어요. 게임처럼 ‘퀘스트’를 자신에게 부여하는 거죠.
Q : 〈사운드트랙 #2〉에서의 ‘퀘스트’는 뭐였나요. 앞서 한 말에 따르면 전작 〈사랑의 이해〉를 찍으며 느낀 점이 반영됐을 텐데요
A : 사랑을 주고받는 형태의 로맨스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사랑의 이해〉에서도 외사랑에 가까웠으니까요. 감정의 호흡을 잘 맞추고 싶다는 과제가 있었죠.
Q : 헤어진 연인을 피아노 선생님으로서 다시 마주하게 되는 도현서는 참 현실주의자더군요. 그런 현서와 당신은 얼마나 닮았나요
A : 현서는 빚지고는 못 사는 인물이에요. 그 부분은 저와 닮았어요. 저도 받은 만큼 나누고 싶거든요. 다만 현서는 타인의 호의에 익숙하지 못한 친구인데, 그 부분은 저와 달라요. 현서가 받는 것에서도 융통성이 조금 있으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죠.
Q : 도움받는 걸 유독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죠
A : 네. 그게 현서가 전 연인 수호(노상현)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입니다. 수호가 많이 주고, 현서는 그걸 어려워해요.
Q : 〈사랑의 이해〉에서의 미경(금새록)과 상수(유연석)의 관계와는 반대군요(웃음)
A : 하하하. 맞아요. 정확하게 반대예요.
Q : 어떤가요. 자신에게 곁을 내주지 않는 남자에게 사랑을 주는 연기를 하다가 이번엔 수호뿐 아니라 다시 꿈을 찾게 해준 연하남 케이(손정혁)의 사랑도 받는데
A : 아무래도 주기만 하는 연기는 살짝 외로워요(웃음). 〈사랑의 이해〉를 찍으면서 사랑받고 싶다는 감정이 올라오곤 했는데, 이번에 두 배로 받았네요. 현서와 수호는 재회하는 커플이기에 티격태격하는 신이 많아요. 그러다가 서로를 다시 알아가고, 마음을 나누기 시작하는 과정이 오는데, 그걸 찍을 때 좋았어요.
Q : 〈사운드트랙 #2〉를 드라마판 〈환승연애〉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죠. 〈환승연애〉를 봤나요
A : 너무 재밌게 봤어요. 심지어 보면서 연기 공부도 했고요. 커플 사이에서 나오는 리얼한 표정과 말투, 어떤 행동과 감정. 그런 걸 관찰하고 분석하는 게 연기에 도움이 됐거든요.
Q : 실제로 헤어진 연인과 다시 엮이는 상황이 오면 어떨 것 같나요
A : 시간을 공유하며 만든 추억이 있을 테니, 다시 만나면 마음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번 끝난 관계는 딱 거기까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Q : 연애할 때 금새록은 상대에게 알쏭달쏭한 사람이 되나요, 솔직한 사람이 되나요
A : 사랑뿐 아니라 모든 것에 솔직해서 그대로 다가가는 편이에요.
Q : 연인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는
A : 후회 없이 마음을 다하는 것. 그리고 신뢰!
Q : 노상현 배우 이야길 들어보니 새록 씨 덕분에 감정이입이 쉬웠다고 하더군요
A : 좋은 말이네요(웃음)? 오빠가 현장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어요. 사소한 것도 섬세하게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라 더 풍성한 장면을 만들 수 있었죠.
Q : 오늘은 현서와 수호의 커플 화보 촬영인데, 케이를 연기한 손정혁 배우도 놀러 와서 오랜 시간 함께 있었어요. 드라마 현장 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아요
A : 정혁 군, 너무 착하지 않나요? 자기 촬영이 없는 날에도 현장에 와서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는 친구인데, 오늘도 온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요즘 복싱을 배우는데 정혁이 영향이기도 해요. ‘정혁이의 지금 모습이 과거의 나였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초심을 돌아보게 됐거든요.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복싱을 시작했어요.
Q : 뭐든 배워두면 배우는 그걸 써먹을 기회가 오죠
A : 맞아요. 기회가 어디서 올지 모르니까, 쉴 때 뭔가 채워 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부터 〈덕혜옹주〉 〈밀정〉 〈독전〉 〈열혈사제〉 〈오월의 청춘〉 〈사랑의 이해〉에 이르기까지 단역에서 시작해 주연배우로 한 단계씩 성장했어요. 그 시간 동안 당신이 배운 게 있다면
A : 너무 많은데요. 배우는 잘 버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열심히 버텼기에 다음, 또 그 다음으로 갈 수 있었거든요. 정말 그거 하나였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잘 버텨내고 싶어요. 수정 보완하며 발전하고 싶고요.
Q : 버틴 힘은 뭐였나요
A :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요. 너무 잘하고 싶으니까, 내일은 더 잘하고 싶으니까, 뭐든 대충할 수 없었죠.
Q : 지금껏 맡은 캐릭터 중 다시 재회해서 연기해 보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요
A : 두 가지 마음이 들어요. ‘다시 돌아간다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마음과 ‘돌아가면 더 못할 거야’라는 마음이요. 돌이켜보면 저는 제가 깊이 사랑한 인물을 더 잘 표현했던 것 같아요. 내가 그 인물에 깊게 들어가지 못해서 후회한 경우도 있었죠. 그렇게 왔다갔다하는 것 같은데, 이젠 느끼죠. 중요한 건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잘 보내줘야 한다는 걸.
Q : 새록 씨 아버지가 보낸 문자를 봤어요. “이 길에 들어선 이상 연기자로서 네 인생을 즐기고 사랑하는 것”이 당신의 과제일 거라고. “어떤 일도 즐기는 자를 이길 자는 없단다”라고 하셨죠. 그 말씀을 실천해 나가고 있나요
A : 요즘은 그래요. 배우의 삶도 중요하지만, 금새록이란 사람의 삶도 지켜주고 싶어요. 제 직업이 배우인 거지 제가 배우인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일에 너무 잠식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제가 본연의 삶을 잘 챙겨나가다 보면 일도 더 건강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요. 아빠 말씀처럼 그렇게 가고 싶으니까요.
Q : 혼자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고요. 사랑을 끝내고 잠시 혼자가 된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요
A : 국내에선 제주도이지 않을까요. 스물넷에 혼자 제주도 여행을 갔는데, 그게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어요. 낯선 곳에서 새로운 관계를 쌓아가는 재미를 느꼈죠. 저와 다른 삶을 살아온 분들과 소통했을 때 얻는 위로와 배움이 있더라고요.
Q : 여행지에서 만난 후 연락하는 분이 있나요
A : 이메일로 연락한 경우가 있어요. 혼자 루브르박물관 투어를 한 적 있는데, 거기서 한국에서 아빠와 함께 여행 온 5학년 남자아이를 만났어요. 그 아이가 〈열혈사제〉 때문에 저를 알아보더라고요(웃음). 이야기를 나누다가 셋이서 함께 밥을 먹었죠. 그때 그 친구와 이메일을 주고받았어요.
Q : 여행에서 인연을 만드는 건 많은 이의 로망인데, 그 아이는 일찍이 이뤘군요
A : 하하하. 건우라는 친구인데, 보고 싶네요.
Q : 요새 당신이 사랑하는 건 무엇인가요
A : 힘든 시간을 지내다 보면 ‘내 사람’이 보인다고 하잖아요. 올해 아픈 일을 통과하면서 그게 보이더라고요. 나를 온전히 믿어주고 지켜준 사람들이. 그 마음들이 너무 소중해요.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Q : 금새록의 인생에 BGM을 붙인다면 어떤 곡이 좋을까요
A : ‘제 인생을 통틀어서’는 너무 큰 것 같고, 2023년으로 한정한다면 최유리 님의 ‘숲’. 그 노래 덕에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Q : 〈파친코〉 이후 쉬지 않고 달리고 있네요
A : 하하. 네, 쉼 없이 달려왔죠.
Q : 도대체 언제 쉬나요
A : 지금이 여유로운 시기예요. 〈사운드트랙 #2〉 이후 들어간 〈대도시의 사랑법〉 촬영도 마무리됐거든요. 정신없이 달리다가 한숨 돌리고 있어요.
Q : 대중에게 당신을 알린 작품이 글로벌 프로젝트였다는 사실이 배우 인생에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느끼나요
A : 그럼요. 벽에 부딪히거나 두려울 때, 그럴 때마다 저를 지탱하는 힘이 돼요. 저를 알린 작품이어서가 아니에요. 〈파친코〉 했을 때 얻은 기억들 때문이죠. ‘그때도 두려웠는데 잘했잖아! 또 해낼 수 있어!’라고 힘을 주는 기억들이거든요.
Q : 〈사운드트랙 #2〉에서도 힘이 됐겠군요. 이번 작품은 시즌1과도 차별점이 있어야 했을 텐데, 어땠나요
A : 시즌1 스토리와 인물이 이어지는 게 아니었기에 별개의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단 하나, 김희원 감독님이 시즌1에 이어 연출을 맡은 게 공통점인데, 그 부분은 오히려 좋았어요. 김희원 감독과 작업해 보고 싶었거든요.
Q : 최종규 감독이 김희원 감독과 공동 연출을 맡았죠. 〈파친코〉 때 코고나다와 저스틴 전, 두 감독이 전후반 에피소드를 나눠서 맡았기에 공동 연출 체제가 낯설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A : 두 감독님이 현장에 같이 오시기도 하고, 격일 느낌으로 번갈아 오시기도 했어요. 그러니까 에피소드 담당이 아니라 ‘그날’의 담당이셨죠.
Q : 감독마다 감정선의 디렉션이 다를 수도 있는데 그에 따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A : 두 분이 사전에 서로 꼼꼼하게 소통했기에 혼란은 없었어요. 오히려 촬영장은 좋은 기운으로 가득했죠. 감독님 스타일에 따라 바뀌는 현장이 새롭고 즐거웠거든요.
Q : 도현서(금새록)와 이별 후 크리에이터 회사 CEO가 된 지수호를 연기했습니다. 수호를 ‘여사친’에게 설명한다면 어떤 말을 해줄래요
A : “눈치가 조금 없긴 하지만, 심성은 착하고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니까 관심 있으면 얘기해라. 소개해 줄게.” 이렇게 말할 것 같네요(웃음).
Q : 소개해 줄 정도면 믿을 만하다는 거군요
A : 그럼요. 나쁜 사람은 절대 아니니까요.
Q : 친절하고 사려 깊은 〈파친코〉의 이삭, 사랑 앞에 솔직하고 뜨거운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의 이상욱, 거칠지만 사랑 앞에선 순애보인 〈커튼콜〉의 리문성을 통해 매번 다른 사랑법을 보여줬어요. 수호의 사랑법은 어떤가요
A : 연기한 캐릭터 모두 나름의 이상적인 사랑을 추구한 인물들이죠. 수호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인물이에요. 그런 솔직한 수호가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계산하지 않은 거니까 순수하다고 생각했죠.
Q : 사랑할 때 실제로 노상현은 어떤 사람이 되나요
A : 말하려니 좀 민망한데요(웃음). 뭐랄까, 제가 연기한 모든 캐릭터에는 제가 조금씩 묻어 있어요. 그러니 앞에서 언급한 인물들을 조금씩 ‘짬뽕’시키면 실제의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군요.
Q : 수호를 연기하면서 나에게 이런 면이 있구나 싶은 부분이 있었나요
A : 이번 작품에서 애드리브를 많이 했어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감독님들이 길을 열어줬거든요. 그러면서 알게 됐죠. ‘내가 이렇게까지 찌질해질 수 있구나(웃음)!’
Q : 혹자는 사랑만큼 우리를 성장시키는 게 없다는데, 동의하나요? 수호의 경우엔 이별을 동력 삼아 성공까지 한 인물인데 말이죠
A : 이별의 아픔을 술로 풀거나, 우울증에 걸린다거나, 삶이 무너지는 것보다 수호처럼 일에 에너지를 몰두하는 대처가 낫긴 해요.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도 있고요. 다만 그것이 내적 성장으로 연결되느냐 하는 건 별개가 아닐까 싶어요. 내적 성장은 이별의 감정을 잘 마무리하고 현명하게 대처했을 때 오는 거니까요.
Q : 끝난 인연과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느끼나요
A : 다시 만나면 같은 문제로 헤어진다고 보는 쪽이에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으니까요.
Q : 공감해요. 헤어진 연인이 재회할 땐 이전에 대립했던 문제는 조심하자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을 텐데, 똑같은 문제가 일어나면 더 크게 실망하죠
A : 저는 관계의 개선을 위해, 상대를 더 이해하기 위해 상담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전문가의 힘을 빌리면 감정적으로 서로 대립할 일도 한 발짝 떨어져서 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Q : 30대가 돼서 느끼는 사랑은 20대 때의 사랑과 다른가요
A :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20대 때보다 훨씬 성숙한 만남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 성숙한 만남이라는 게 상현 씨에겐 어떤 의미인가요
A : 상대를 더 이해하는 것, 욕심을 내려놓는 것. 그 부분에서 20대 때보다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Q : 노상현의 삶에 사랑은 어느 정도의 비중인가요
A : 저는 일에 큰 비중을 두고 살아왔어요. 그건 결국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고 싶거든요. 일에서 많이 배우잖아요? 사람에 대해서도 배우고, 삶도 배우죠. 그러면서 인간적으로 더 성장하고요. 미래의 누군가에게 성숙한 모습으로 서 있고 싶어요.
Q : 미국 보스턴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어요. 어떻게 경영학을 선택했을까요
A : 원래 공대에 가려고 했어요. 공대생을 꿈꾸며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수학 수업을 일찍 마무리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수학 대신 비즈니스 관련 수업을 들었죠. 그런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마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어요.
Q : 그때 머물던 도시는
A : 뉴욕이요.
Q : 와, 금융위기 사태 한복판에 있었군요.
A : 맞아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 보호를 신청한 도시에 있었던 거죠. 자연스럽게 관련 이야기가 매주 토론 주제로 올라왔는데, 너무 흥미롭더라고요. 그래서 진로를 고민하다가 공대와 경영학과를 반반 지원했어요. 제가 원하는 학교에 수시가 붙으면서 경영학과에 가게 됐고요.
Q : 경영학을 공부한 경험은 어떻게 남아 있나요
A : 너무 좋죠. 세상을 보는 또 다른 관점이 그때 제 안에 심어졌어요. 이런 방식으로도 볼 수 있구나 하는.
Q : 과거 경영학도였으니 드리는 질문인데, 서울에서 가장 가치 있게 돈을 쓰는 방법은
A : 하하. 어려운 질문이군요. 꼭 서울이어야 한다면 서울 길거리 음식을 먹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Q : 투자 비법, 뭐 이런 팁이 나올 줄 알았는데
A : 하하하. 서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에 돈을 쓰는 게 좋을 것 같거든요. 포차에서 떡볶이 파는 건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잖아요? 그런 경험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겨울에 붕어빵 사 먹는 그런 감성들 말이죠.
Q : 연기로 진로를 바꾸고 난 후의 삶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스스로가 대견했던 순간도, 다독여주고 싶던 순간도 있었을 텐데요
A : 제가 스물아홉 살 때 군대에 갔어요. 늦게 간 셈이죠. 여러모로 힘든 시기였어요. 미래는 흐릿하고, 이룬 건 하나도 없고…. 그런 상황에 군대에 가서 생각을 비우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대견하기도 하고, 잘했다고 다독여주고 싶고 그래요.
Q : 노상현 인생의 사운드트랙으로 고르고 싶은 곡이 있다면
A : 인생의 테마까지는 모르겠는데,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노래가 있어요.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 그 곡은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아요. 평생 좋을 것 같은 노래예요, 저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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