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축구의 봄을 열겠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 명가 FC서울을 맡은 ‘기동타격대장’ 김기동(53)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도전 정신’과 ‘조직력’을 강조했다.
김기동 감독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금 FC서울의 급선무는 ‘서울다움’을 되찾는 것”이라면서 “팬들이 기대하는 ‘서울다움’은 K리그를 선도하고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모든 면에서 타 구단을 앞서가야 한다. 함께 도전하며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K리그를 넘어 아시아가 주목하는 지도자다. K리그에서 인건비 기준 하위권에 해당하는 포항 스틸러스를 맡아 5년 동안 매 시즌 우승 경쟁에 참여하는 팀으로 바꿔 놓았다. 지난 2021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내로라하는 빅 클럽들을 제치고 준우승을 차지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해에도 K리그1 2위와 FA컵 우승을 이끌어 지난 2일 열린 대한축구협회(KFA) 어워즈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올겨울 국내는 물론, 중국과 중동 등 여러 나라 축구 구단의 러브콜이 쏟아진 가운데, 김 감독은 FC서울을 선택했다. 서울과 함께 ‘K리그 최고’로 발돋움한 뒤 더 큰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포항에서 보낸 5년간의 시간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FA컵 우승을 이끈 뒤 변화를 꿈꾸기 시작했다”면서 “일각에서 ‘(친정팀인) 포항을 맡아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라고 하는데 (FC서울을 맡아) 이 말이 틀렸다는 걸 입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기동식 전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일사불란(一絲不亂)’이다. 그라운드에 오른 11명에게 한 몸처럼 움직이며 전방 압박과 역습, 수비 가담을 함께 해줄 것을 요구한다. 김 감독은 기회를 잡으면 과감하게 휘몰아쳐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특유의 공격 축구로 ‘기동타격대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름값을 배제하고 철저히 실력을 우선시하는 선수 기용도 성공의 비결이다.
서울은 화려한 선수 구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러 시즌 동안 부진을 거듭했다. 최근 4시즌 간 9위→7위→10위→7위로 스플릿 A(1~6위)에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K리그 평균 관중 1위(2만2633명)에 오르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지만,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김 감독은 서울의 부활을 이끄는 게 급선무다. 그는 “서울엔 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승리와 우승을 보장받진 못 한다”며 “선수 개개인의 기술이 팀 안에 녹아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어 “조직력 안에서 수비수들은 터프해야 하고 미드필더는 전방으로 볼을 보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공격수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며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밋밋한 축구는 재미없다. 내겐 90분 내내 똘똘 뭉쳐 싸울 전사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베테랑 오스마르(36)와 지동원(33)이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난 것과 관련해 김 감독은 “지난 수년간 팀이 부진했는데 책임을 진 건 감독뿐이었다”면서 “공동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선수단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계약 기간이 만료된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35)에 대해서는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소화해 온 선수인 만큼 조만간 재계약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또 “수평적인 관계로 선수들과 소통하며 믿음을 쌓겠다. 나를 믿고 따라오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 김기동 감독은
「 ◦ 생년월일: 1971년 5월 3일(53세)
◦ 소속: FC서울 감독 (2024~)
◦ 2023시즌: K리그1 준우승(포항 스틸러스)
◦ 선수 시절 포지션: 미드필더
◦ 선수 주요 경력: K리그1 우승 2회(1992, 2007),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2009), K리그 501경기 출전(역대 필드플레이어 2위)
◦ 지도자 주요 경력: FA컵 우승(2023),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2021)
◦ 별명: 기동타격대장
」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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