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무대 서는 추신수 “연봉 3000만원도 괜찮다, 우승한다면”
프로야구 SSG 랜더스 베테랑 외야수 추신수(42)가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기로 결심한 이유와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을 맞는 심경을 밝혔다.
추신수는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수를 그만둬야겠다는 결심은 2021년 말 처음 했다. 원래 계획은 1년 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는데 SSG에서 뛰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미국에서 오래 뛴 선수로서 한국야구를 조금 더 개선하고 싶었고, SSG 후배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고 싶었다. 그래서 3년이라는 시간을 더 뛰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고를 나온 좌투좌타 추신수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오랜 시간 무명 세월을 거친 뒤 2005년 메이저리거가 됐고, 2013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으면서 선수 생활의 꽃을 피웠다.
이후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추신수는 이듬해 2월 당시 SK 와이번스를 갓 인수한 신생팀 SSG와 입단 계약을 했다. 이후 추신수는 외야수 겸 지명타자로 뛰면서 2022년 SSG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추신수는 “잘하고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친구인 김강민이 갑자기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면서 나까지 없으면 선수단이 흔들릴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려울 때일수록 누군가 중심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1년만 더 뛰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최저연봉(3000만원)만 받기로 한 결정이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샐러리캡을 고려해야 하는) SSG가 더 강팀이 되기 위해서 내린 결정일 뿐이다. 최저연봉도 좋은 곳을 위해 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SSG는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2021년 통합우승을 이끈 김원형 감독을 돌연 경질했고, 2차 드래프트에선 김강민을 보호 명단에서 제외했다가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차기 감독 후보로도 이름이 거론됐던 추신수는 “감독 내정설은 말도 안 된다. 나는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었을 뿐이지 그런 중요한 자리를 맡을 사람이 아니다. 아직 감독을 맡을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종종 후배들에게 ‘내가 주장을 맡으면 2000년대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주장을 맡아주길 원하는 선수들이 있더라. 후배들을 잘 이끌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천=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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