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결단’을 내릴까, ‘결딴’을 내릴까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운동을 시작해 꼭 살을 뺄 거야!” “1월 1일부터는 입에 술을 한 모금도 안 댈 거야!” 등 다들 한 해의 결심을 세웠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가 그동안 미뤄 왔던 일들을 실행에 옮기고자 마음먹는다.
중요한 판단을 내리거나 결심했다는 걸 나타낼 때 “결딴을 내리다”라고 쓰곤 한다. 그러나 이는 바르지 못한 표기이므로 주의해 써야 한다.
결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림, 또는 그런 판단이나 단정을 의미하는 낱말은 ‘결딴’이 아닌 ‘결단’이다. 발음이 [결딴]으로 소리 나기 때문에 ‘결딴’이라고 표기하기 쉽지만, ‘결단’은 ‘결정할 결(決)’ 자와 ‘끊을 결(斷)’ 자로 이루어진 단어다.
‘결딴’은 ‘결단’과는 다른 뜻을 지닌 독립된 단어로, 어떤 일이나 물건 등이 아주 망가져서 도무지 손을 쓸 수 없게 된 상태나 살림이 망해 거덜이 난 상태를 의미한다. “이젠 집안을 아주 결딴내려고 하는군” 등과 같이 쓸 수 있다.
“사업 실패로 집안이 완전히 결딴났다” “보증을 잘못 서서 살림을 결딴내고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다” 등 ‘결딴나다’ ‘결딴내다’라는 표현도 있는데, 간혹 이를 ‘절딴나다’ ‘절딴내다’로 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절딴’은 사전에 없는 말로, ‘결딴’으로 고쳐 써야 바르다.
정리하자면, 무언가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릴 땐 ‘결단’, 망가지거나 거덜 나는 걸 나타낼 땐 ‘결딴’으로 써야 한다. ‘절딴’은 ‘결딴’으로 바꿔 쓰면 된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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