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IPO도 ‘불장’?…연초부터 ‘용틀임’ [스페셜리포트]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4. 1. 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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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하반기는 IPO(기업공개)로 증시가 뜨거웠다. 상장 당일 수익률이 최대 300%까지 가능해지면서다. 공모주 시장에는 ‘따따블(공모가 대비 주가 4배 상승)’이 줄을 이었다. 2023년 연말 상장한 케이앤에스와 LS머트리얼즈, DS단석 등 3종목이 따따블 흥행을 기록했다.

관심은 2024년에도 흥행을 이어가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이 꽤 높다. 2023년과 달리 조(兆) 단위 대어급 기업들이 연초부터 줄줄이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어서다. 유승창 KB증권 ECM(주식발행시장)본부장은 “2024년 공모주 시장 역시 2023년처럼 중소형주 위주로 활기를 띨 가능성이 크다”며 “성장주보다는 현금 창출력이 높은 기업이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 제품들. (에이피알 제공)
뷰티 기업 에이피알 공모 절차

‘메디큐브’ 앞세워 1조원대 몸값

여의도 주식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에이피알이다. 2023년 12월 12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에이피알은 2024년 1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자사 뷰티·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뷰티테크 기업이다. 특히 에이피알이라는 회사 이름보다 ‘메디큐브(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뷰티 디바이스 브랜드)’이 더 알려졌다. 2021년 첫선을 보인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2023년 11월 기준 국내외 누적 판매 150만대를 넘기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718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37.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92억원으로 277% 증가했다. 2022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매출액 12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넘었다. 에이피알 측은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액 중 뷰티 영역 매출은 디바이스 1420억원, 순수 화장품 1610억원”이라며 “뷰티 디바이스의 유명세가 있지만, 충성 고객은 에이피알이 보유한 뷰티 브랜드 전반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고 했다.

공모 예정 주식 수는 37만9000주로 희망 공모가는 14만7000~20만원이다. 공모 규모는 557억원에서 758억원 사이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1149억~1조5169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신한투자증권 전망이다. 이미 장외 시장에서는 2조원대 몸값이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에이피알 기준가는 38만7000원(12월 27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2조8155억원에 달한다. 에이피알은 2024년 1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후 2월 1일부터 2일까지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다만 메디큐브, 에이지알 브랜드와 에이피알이라는 회사를 연결 짓지 못한다는 점은 한계다. 인지도에서 회사와 브랜드 간 시너지 효과가 약하다. ‘아모레퍼시픽 하면 설화수, 헤라’로 연상되는 것과는 다르다.

조선업 호황에 새내기 도전

HD현대마린솔루션·현대힘스

한때 구조조정 아픔을 겪었던 조선 업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며 조선 관련 기업 IPO가 주목받는다. 주요 조선사는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고, 중장기 전망도 밝다. 친환경 선박 교체 주기가 다가오면서다. 2022년 시장조사업체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20년 이상 된 노후 선박이 전체의 5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025~2026년부턴 본격적인 친환경 선박 교체 사이클이 시작된다.

2024년 IPO에 나설 조선 새내기는 HD현대마린솔루션, 현대힘스 등이다. SM상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철회 이후 오랜만에 나오는 조선해운업 상장 도전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한 거래소 예비심사가 진행 중이며, 현대힘스는 1월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시작한다. 2016년 설립된 HD현대마린솔루션은 건축기술 전문업체로 선박 부품 판매와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을 한다. HD현대중공업의 사후서비스(AS) 사업을 양수해 HD현대글로벌서비스로 설립됐다 상장을 앞두고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몸값은 3조~4조원에 달하는 대어급이다. 2022년 매출 1조3338억원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이어온 데다, 조선업이 호황을 맞은 만큼 목표한 몸값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한다.

현대힘스는 2008년 4월 HD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이 현물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선박 블록, 선박 내부재, 배관 제조, 의장품 도장 등 조선 기자재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주요 매출처로는 HD현대그룹 내의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이 있다. 조선블록 사외 제작사 중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 중이다. 선박 블록은 선박 건조에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다. 제품에 하자가 발생하면 생산 일정 지연에 따른 납기 지연으로 조선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부품으로 꼽힌다.

현대힘스는 HD현대 계열사와 전략적 관계를 기반으로 지난 15년간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회사 측은 고객사와 가까운 곳에 공장을 지어 지리적 이점을 확보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선박 블록은 원소재인 철강을 제철소로부터 공급받아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 뒤 조선소에 납품한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제품이라 물류비용이 전체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희망 공모가 범위(5000~6300원)에서 870만7000주(하단 기준 435억~548억원)를 공모한다. 이 중 522만4000주(60%)는 신주, 348만3000주(40%)는 구주 매출 물량이다.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2244억원이다. 1월 8~12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1월 17~18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한다.

철강·물류 플랜트社 플랜텍

상장폐지 8년 만에 재도전

플랜텍도 눈길을 끈다. 철강·물류 플랜트 부문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으로 이번이 재도전이다. 2016년 워크아웃으로 상장폐지된 지 약 8년 만이다. 플랜텍은 1982년 포스코 자회사로 설립된 제철정비가 전신이다. 1989년 성진기계(성진지오텍)로 넘어갔다가 2010년 포스코에 인수됐다. 이후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과 합병했고 2023년 9월 사명에서 포스코를 떼고 플랜텍으로 다시 사명을 변경했다. 플랜텍은 포스코가 보유한 용광로의 설비를 고도화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고로 개수’가 주력 사업이다.

2007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뒤 연매출 5000억원, 시가총액 7000억원 이상의 우량 기업 반열에 올랐으나, 2013년부터 적자에 시달리다 2015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포스코그룹이 성진지오텍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2016년 4월 상장폐지됐다. 플랜텍은 5년간 워크아웃을 거쳐 2020년 6월 유암코에 매각됐다. 비슷한 시기 채권단도 채무를 출자전환해 자본 확충을 도왔다. 현재 유암코가 지분 7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밖에 포스코홀딩스 11%, 포스코건설 2.4% 등이 주요 주주다.

플랜텍 측은 재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암코에 인수되기 직전인 2020년부터 2년간 3000억원 안팎의 매출과 200억원가량 영업이익을 냈다. 2022년에는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2023년 1~3분기 매출 4995억원, 영업이익 199억원을 달성했다. 워크아웃을 거치는 동안 기존 비주력 사업인 신재생에너지, 해양, 모듈, 조선업에서 발을 빼고 기존 실적과 핵심 역량을 보유한 철강 플랜트에 집중한 결과다. IB업계에서는 플랜텍 기업가치를 약 4000억원대 중반으로 판단한다. 플랜트 엔지니어링 상장사의 평균 PER인 10~12배 수준에 2022년 플랜텍 순이익을 적용해서다. 포스코그룹이 플랜텍의 경영권을 재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플랜텍과 포스코그룹의 사업적 연관성이 밀접해서다. 유암코에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에도 포스코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포스코향 매출 비중은 90%대에 달한다.

(일러스트 : 정윤정 기자)
2024년도 2차전지는 가즈아?

주춤하는 전기차 시장은 악재

최근 몇 년간 증시를 달궜던 2차전지 관련 기업 상장도 이어진다. 2월 코스닥 시장에 도전하는 이닉스가 주인공이다.

1984년 설립된 이닉스는 2차전지 주요 부품인 배터리 셀 패드(TBA)와 내화격벽 등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해왔다. 주력 제품인 배터리 셀 패드는 스웰링(Swelling) 현상으로 인한 배터리 간 충돌이나 주행 시 진동을 막는다. 이를 통해 배터리 셀 수명을 증가시키고 화재를 예방한다. 스웰링 현상은 충·방전 시 배터리 셀 온도에 따라 배터리 부피가 팽창, 수축하는 것을 뜻한다. 이닉스의 배터리 셀 패드는 배터리 셀 팽창 시 모듈 내 배터리 셀들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배터리 셀이 수축 시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정한 압력으로 밀어 배터리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이닉스는 전기차·2차전지 안전 관련 부품 초기 시장을 선점해 2028년까지 약 3444억원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300만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9200~1만1000원이다. 회사는 2024년 1월 11일부터 17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닉스는 희망 공모가 최하단 기준으로 276억원을 조달한다. 시설자금에 50억원, 운영자금에 224억원을 활용한다. 시설자금은 부산 2공장 건축을 비롯해 차세대 배터리 셀 패드용 기계설비 도입 등에 사용한다. 다만 최근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는 것은 위협 요소다.

바이오 스타트업 줄줄이 대기 중

디앤디파마텍·웰마커바이오 눈길

2023년은 바이오가 힘을 낸 해기도 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유투바이오, 와이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기업 IPO도 11곳에 달했다. 2024년에도 바이오 스타트업 상장이 예고됐다.

신약 개발사 디앤디파마텍이 세 번째 시도 끝에 2023년 12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 회사는 2020년 기술성 평가에서 통과한 후 그해 10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제출했지만 2021년 2월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같은 해 10월 한국투자증권으로 상장 주관사를 변경하고 2022년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으나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회사 측은 상장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하고 시장위원회에서 재심을 받았으나 미승인 판정을 뒤집지 못했다. 당시 개발 중이던 핵심 파이프라인인 알츠하이머·파킨슨병 치료제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어렵고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받은 치료제가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디앤디파마텍은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대신 당뇨, 비만 등 대사 질환 치료제로 전략을 수정했다. 현재 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인 이슬기 대표가 설립한 디앤디파마텍은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틸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 회장이 투자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틸 회장이 창업한 투자 회사인 옥타브라이프사이언스가 약 570억원을 투자했다.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을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L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2200억원을 투자받았다. 한때 기업가치 1조원대로 거론되며 바이오 기대주로 꼽혔으나 잇단 상장 실패로 기업가치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2024년 코스닥 입성 시 기업가치는 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 기반 항암제 개발 전문 바이오 벤처인 웰마커바이오는 2024년 상장을 목표로 뛰고 있다. 2023년 12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했다. 웰마커바이오는 서울아산병원 1호 스핀오프 회사다. 이 회사를 창업한 진동훈 대표는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약리학교실·융합의학과 교수로도 근무 중이다. ‘신규 타깃 발굴 시스템’을 이용해 도출된 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 기반 혁신(First in class) 신약 파이프라인(임상 단계 2건, 비임상 단계 2건 외 다수)을 개발 중이다. 지난 8월에는 유럽 바이오 기업에 7000억원 규모로 이 신약 기술을 수출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대장암 표적 치료제 ‘WM-S1-030’은 한국·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외식업체도 상장 대열 합류

백종원의 ‘더본’ 상장에 촉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외식업체 IPO가 탄력이 붙을 듯 보인다. 방송인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IPO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1994년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현재 20여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국내 총 매장 수는 2800개에 달한다. 더본코리아는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은 282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45.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2.3% 늘어난 258억원을 냈다. 2019년(매출 1391억원, 영업이익 109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할리스커피도 IPO에 도전할 듯 보인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3위인 할리스커피는 지난 9월 증권사에 IPO 요청서를 발송했다. 할리스커피는 2022년 IPO를 목적으로 육가공업체 HJF(현 KG프레시)를 지분 교환 방식으로 800억원에 인수했다. 2024년 4월이 상장 목표다. KG할리스F&B의 현재 기업가치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할리스는 4000억~5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그룹은 11년 만에 다시 상장 준비에 나선다. 제너시스BBQ그룹은 1995년에 설립돼 BBQ, 닭익는마을, 치킨앤비어 등의 외식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2022년 매출은 4188억원이다. 미국·캐나다·일본·독일·필리핀·파나마 등 57개국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치킨업계에선 2022년 교촌F&B가 1호 직상장에 성공했다.

케이웨더·이노스페이스

이색 공모주 관심받을까

이색 업종 공모주도 눈여겨볼 만한 투자처다. 국내 최초 민간 기상 기업 케이웨더와 민간 우주 로켓 발사업체 이노스페이스 등이 2024년 코스닥 상장을 노린다. 케이웨더는 20년 넘게 공기·날씨 데이터를 축적해온 기업이다. 1997년 기상 시장에 진출해 4000여개 기업에 기상 데이터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공기 관리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국내 민간 기업에서는 처음으로 시험발사체 ‘한빛-TLV’를 쏘아 올렸다. 정부가 항공우주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어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하반기 상장이 예상된다. 토스는 2023년 12월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상장 입찰 제안서(RFP)를 배포했다. 2013년에 설립된 핀테크 기업인 토스는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를 시작으로 계열사를 늘리며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토스의 기업가치는 8조~9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2024년 새해 가장 먼저 공모 절차에 나서는 기업은 온라인 홈퍼니싱 유통 기업 스튜디오삼익과 글로벌 포스·키오스크 전문 기업 포스뱅크다. 두 회사는 2024년 1월 5일부터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2017년 설립된 스튜디오삼익은 40년 역사의 제조 브랜드인 삼익가구, 북유럽 원목 브랜드 ‘스칸디아’ 등에 제품을 공급한다. 지난 3분기 매출은 711억원이었다. 2018~2022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46.5%다. 주당 공모 희망 밴드는 1만4500~1만6500원이며, 이에 따른 공모 예정 금액은 123억~140억원이다. 포스뱅크의 희망 공모 밴드는 1만3000~1만5000원, 총 공모 규모는 195억~225억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1216억~1403억원이다.

2024년도 불투명한 케이뱅크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은 스톱

대표 인터넷뱅크인 케이뱅크 상장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카카오뱅크 상장에 자극받으며 상장을 추진했으나 2023년 2월 철회했다. 당시 케이뱅크는 시장 상황 안정 시 IPO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정확한 시점을 언급하진 않았다. 케이뱅크의 2023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4% 역성장했다. 해당 기간 카카오뱅크는 당기순이익 9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늘었다.

플랫폼 기업 전망은 다소 어둡다. 2024년 대어로 꼽혔던 중고차 온라인 판매 플랫폼 엔카닷컴은 2023년 12월 26일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다. 2023년 9월 청구한 이후 3개월 만이다. 회사가 기대하는 밸류에이션(평가 가치)과 시장이 바라보는 밸류에이션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2014년 설립된 엔카닷컴은 2022년 매출 869억원, 영업이익 298억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호주 카세일즈홀딩스로 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요예측 결과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거 수요예측 결과가 상장 당일 시초가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는 2023년 7월 IPO 시장 건전성 확보를 위해 수요예측 기간을 2일에서 5일로 확대한 바 있다. 상장 당일 시초가가 ‘더블’을 기록한 32개사 중 수요예측 공모가 상단 이상 초과 기업은 27개사에 달했다. 수요예측 결과가 상장 당일 시초가 결정에 직결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은 “2023년 IPO 시장은 상장 기업 수는 많지만 공모 규모는 작았던 시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2024년에는 몸집이 큰 기업도 잇따라 상장하면서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유석 대신증권 IPO담당 전무는 “2024년 IPO 시장은 2023년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시장이 좋아지면서 망설이고 있는 대기업의 IPO도 속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모주는 무조건 첫날 파는 게 최선?
첫날 종가로 팔았다면 평균 70%대 수익
2023년 12월 22일 코스피에 입성한 DS단석을 마지막으로 2023년 공모주 시장이 막이 내렸다. 2023년 신규 상장한 기업(스팩, 리츠 제외)은 82개사다. 공모 규모가 500억원 미만인 중소형 IPO가 66개로 대다수다. 공모 규모 1000억원 이상 기업은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파두, DS단석 등 4개사에 불과했다. 82개사 중 66개사 공모가가 희망 공모 밴드 상단 이상을 기록하며 흥행했고, 18개사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해당 종목들의 상장 첫날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등락률은 평균 74%였다. 상장 첫날 공모가를 웃돈 종목은 46개로 전체 56% 비중을 차지했다.

LS머트리얼즈와 DS단석, 케이엔에스가 상장일 ‘따따블(공모가 대비 300% 상승)’을 달성했다. 필에너지(237%), 그린리소스(207%), 시큐센(205%) 순으로 높은 상장일 등락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를 웃돈 종목이 많지 않았음에도 상장 첫날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데에는 가격 제한폭 확장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6월부터 적정·균형 가격 조기 형성을 위해 신규 상장일 가격 제한폭을 60~400%로 확장했다.

2023년 12월 22일 기준 상장한 82개 종목의 평균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42%대였다. 공모가를 웃돈 종목은 46개로 동일했다. LS머트리얼즈가 공모가 대비 682% 급등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420%), 두산로보틱스(331%), DS단석(300%), 미래반도체(290%) 등이 높은 등락률을 보였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1호 (2024.01.01~2024.01.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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