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사슴 사냥에 저격수까지 투입…“하룻밤 44마리 잡아”

최승훈 2024. 1. 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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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급증한 사슴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당국이 경찰 저격수까지 동원하고 나섰다.

일부 주민들은 사슴이 자신들 집 정원을 '뷔페 샐러드바'처럼 이용한다며 사냥에 찬성했지만, 지역 동물보호 단체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싱턴DC에 있는 134년 전통의 록크리크 공원의 사슴 수가 급증해 당국이 저격수를 투입해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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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한 사슴 조절 위해 저격수까지 투입
주민 “우리 정원이 ‘샐러드바’ 됐다” 찬성
동물단체 “우리의 사슴 죽이지 말라”
워싱턴DC 주택가 나타난 사슴무리. AFP 연합뉴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급증한 사슴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당국이 경찰 저격수까지 동원하고 나섰다. 일부 주민들은 사슴이 자신들 집 정원을 ‘뷔페 샐러드바’처럼 이용한다며 사냥에 찬성했지만, 지역 동물보호 단체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싱턴DC에 있는 134년 전통의 록크리크 공원의 사슴 수가 급증해 당국이 저격수를 투입해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록크리크 공원은 200만평 규모의 국립공원으로, 우거진 숲과 민가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해당 공원은 사적인 사냥이 금지돼 있으며, 늑대와 같은 포식자도 살지 않아 사슴들은 별다른 위협 없이 개체 수를 늘릴 수 있었다.

1960년대부터 공원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사슴은 꾸준히 그 수를 늘려왔으며, 1990년대 들어서는 당국이 공식 집계를 포기할 정도로 개체가 급증했다. 결국 사슴들은 주변 민가의 정원까지 침입해 잔디나 나뭇잎을 뜯어 먹는 골칫덩어리가 됐다.

결국 공원 측은 10여년 전부터 사냥을 통해 본격적인 사슴 개체 수 관리에 나섰다. 공원은 매년 11월부터 3월 사이 민간인 진입을 통제한 채 사냥을 진행해왔다.

이에 참여했던 야생생물학자 얼 호드넷은 WSJ에 경찰 특수기동대 저격수들도 비밀리에 이 작전에 투입됐었다고 밝혔다. 호드넷에 따르면 하룻밤 만에 44마리의 사슴을 잡은 날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작전을 위해 공원 측은 미 육군과 해군으로부터 야간투시경과 같은 장비를 제공받기도 했으며, 뛰어난 성과를 보인 저격수 한 명은 미 중앙정보국(CIA)에 스카우트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의 수도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밤비 사냥’을 두고 주민들 의견은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의 동물 보호론자 캐런 그룬월드는 2012년 사슴 개체 수 조절을 막아달라며 연방정부를 법원에 고소했으나 법원은 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그룬월드는 ‘우리의 사슴을 죽이지 말라’고 주장하는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사슴에게 피임 약물을 주입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미 국립공원관리청은(NPS)는 “아직 실현 가능하지 않은 방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일부 주민들은 사슴 사냥에 찬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원 인근에 사는 찰스 피시맨은 WSJ에 “사슴들이 내 정원을 ‘뷔페 샐러드바’처럼 이용한다”며 사슴 사냥이 계속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록크리크 공원에서 사냥한 사슴 고기는 질병 감염 여부 검사를 거친 뒤 가공돼 워싱턴DC 지역 봉사 단체에 기부되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부된 사슴 고기의 무게는 무려 9.5t에 이른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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