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태영, 약속한 자구계획 이행 안 해…대단히 유감"

매각대금 1549억 중 400억만 지원
"자구안 그냥 열심히하겠다 수준"
"이렇게라면 채권단 동의 어려워"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산업은행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태영그룹 측이 당초 약속한 자구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은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개최된 채권단 설명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워크아웃의 대전제는 대주주의 충분한 자구 노력인 만큼, 태영 측이 문제 해결의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과연 채권단의 원만한 협조와 시장 신뢰 회복을 이끌어낼지 매우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산은에 따르면 태영 측은 워크아웃 이행을 위해 4가지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중 2가지를 지키지 않았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 ▲에코비트 매각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 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이다.

강 회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400억원만 지원을 했다"며 "이게 채권단과 태영 측과의 신뢰성이 상실된 첫 번째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어 "블루원의 지분 담보를 제공하고 이를 매각을 추진 한다는 것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사용된다는 의미로 이해했는데 현재는 그 말을 바꿔서 TY홀딩스 채무를 갚는데 사용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태영 측에 이것들을 끝까지 지켜줄 것을 촉구했고 이에 대한 확약을 오늘 채권단 회의에서 공표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하지만 채권단 회의 결과는 아쉽게도 채권단의 태영 측에 구체적인 자구 계획안을 제시하지 않고 '단지 그냥 열심히 하겠으니 도와달라'고라는 취지로만 말씀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이렇게 구체적인 자구안이 없는 워크아웃 계획안은 채권단의 75% 동의를 받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강 회장은 또 태영건설의 실질적 우발채무가 2조5000억원이라는 태영 측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현재 저희가 파악하고 있는 채무는 태영의 직접 채무 1조3000억원이 있고, 이행보증 채무가 5조50000억원, 연대보증 채무가 9조5000억원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한 위해서 태영그룹이 충분히 노력해 주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회장은 SBS 매각 등 추가 자구계획에 대한 가능성과 플랜B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강 회장은 " 현재는 일단 이 4가지 안을 태영 측에서 확약하면, 4가지 안을 가지고 채권단을 설득할 예정"이라며 "태영이 4가지를 완벽하게 이행했는지 안했는지에 따라서 다음 단계를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사재출연의 가능성과 규모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을 진행하다 보면 여러 과정상에서도 자금이 필요하다"며 "만약에 그런 경우가 되면 그런 것들도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