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 이정후와 빅리그 맞대결 임박…고우석, 곧 김하성 동료 된다

배영은 2024. 1. 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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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25·LG 트윈스)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눈앞에 뒀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3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한국인 오른손 투수 고우석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계약이 임박했다. 고우석은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지난 10월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9회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우석의 소속팀 LG도 "최근 MLB 구단으로부터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절차에 따른 고우석 영입 제안을 받았다"며 "LG는 선수의 뜻을 존중해 고우석의 해당 팀 이적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우석은 메디컬 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절차를 밟기 위해 이날 오후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덧붙였다.

고우석이 입단하게 될 샌디에이고는 내야수 김하성(28)이 2021년부터 몸담아온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팀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한국인 선수 최초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서 팀 안팎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빅리그에 첫발을 내딛는 고우석에게는 천군만마와도 같은 존재다.

또 김하성 영입을 주도한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아시아 선수들에게 호의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마무리 투수를 맡았던 조시 헤이더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자 일본 프로야구 최연소 200세이브 기록을 세운 왼손 마쓰이 유키(라쿠텐 골든이글스)를 영입했다. 이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마무리 투수 고우석까지 데려가 불펜을 강화했다.

샌디에이고는 오는 3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같은 지구 팀 LA 다저스와 MLB 개막 시리즈를 치른다. 같은 MLB 유니폼을 입고 한국팬들 앞에 서는 김하성과 고우석을 보게 될 수 있다. 또 샌디에이고의 다르빗슈 유와 마쓰이,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일본인 선수들도 대거 고척돔 그라운드에 나선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일구상 시상식에서 나란히 수상한 고우석(왼쪽)과 이정후. 뉴스1


무엇보다 고우석과 매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빅리그 투타 맞대결도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이정후의 여동생 이가현 씨와 결혼한 고우석은 '사돈'이 된 이정후와 의기투합해 지난달 5일 나란히 MLB 포스팅에 나섰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62억원)에 먼저 계약했고, 고우석도 협상 기한 마감(4일 오전 7시) 직전 극적으로 그 뒤를 잇게 됐다.

같은 지구에 속한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올해 13차례 맞대결을 벌인다. 고우석이 마운드, 이정후가 타석에서 '집안 싸움'을 펼치는 명장면이 기다리고 있다.

고우석은 2017년 LG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뒤 7시즌 통산 139세이브(평균자책점 3.18)를 올린 전문 마무리 투수다. 2022년에는 42세이브를 수확해 역대 최연소 단일시즌 40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도쿄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에서 국가대표 소방수로도 활약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마지막 투수로 나와 LG 우승을 확정한 고우석. 뉴스1


고우석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7년을 채워 해외 진출 자격을 얻었다. LG가 통합 우승으로 시즌을 마치자 조심스럽게 구단에 MLB 도전 의지를 밝혔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 구단과 계약하는 선수는 원소속구단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MLB 구단은 선수 계약 금액에 따라 일정액을 이적로료 지급해야 한다. LG는 "고우석의 이적료 규모를 보고 빅리그 진출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조건부로 허가했다.

고우석의 포스팅이 시작된 후 한 달 가까이 미국 현지에선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고우석이 빅리그 소속팀을 찾지 못해 LG에 잔류할 거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마감 시한을 며칠 앞두고 극적으로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난 2일 관련 내용을 전달 받은 LG는 고민 끝에 요청을 수락했다. 이적료는 LG가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치지만, "선수가 원한다면 조건을 따지지 말고 보내주라"는 구광모 구단주의 뜻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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