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확률 조작 사건’ 넥슨에 과징금 116억원… 게임사 “확률 전면 공개”

김지윤 2024. 1. 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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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법 역대 최고액
‘메이플스토리’ 이어 ‘버블파이터’도 문제 발견
게임사 “모니터링 강화… 건강한 게임 문화 약속”
국민일보 삽화

‘보보보’ 사건으로 유명한 넥슨의 아이템 확률 조작 사건에 대해 철퇴를 내렸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 조작 사건과 관련해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넥슨에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전자상거래법상 역대 최고 수준의 과징금이다. 직전 최고액은 2019년 음원상품 허위 광고와 관련해 카카오에 부과된 1억 8500만원이다.

공정위는 넥슨코리아가 온라인 PC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 내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거짓으로 알린 행위에 대하여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넥슨은 2010년 5월 단기간에 게임 내 캐릭터의 능력치를 높이고자 하는 유저들의 심리를 이용해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를 메이플스토리에 도입했다.

큐브는 게임 내 캐릭터가 장착하는 장비의 잠재옵션을 재설정해주는 기능과 등급을 상승시킬 수 있는 장비다. 개당 1200원(레드큐브) 또는 2200원(블랙큐브)에 판매됐으며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수익모델(BM)로 자리잡았다.

넥슨은 큐브 상품 도입할 때에는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으로 설정했으나 2010년 9월부터 게이머들의 인기 를 끄는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 구조를 변경했다.

또한 2011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는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 등을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확률 구조를 재차 변경하고도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는 선호 옵션의 앞글자를 딴 ‘보보보’ ‘드드드’ ‘방방방’ 등으로 불린다.

그런데도 넥슨은 2011년 8월 “큐브의 기능에 변경 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고 거짓 공지했다.

장비 등급 상승 옵션도 임의로 낮춘 사실도 밝혀졌다. 넥슨은 2013년 7월부터 장비의 최상위 등급인 ‘레전드리’를 만들고 최초 등급 상승 확률로 1.8%로 설정했다가 그해 12월까지 확률을 1.4%로 매일 낮췄다. 결국에는 2016년 1월 그 확률을 1%까지 떨어뜨렸다.

이러한 불공정 행위는 넥슨의 버블파이터에서도 적발됐다.

넥슨은 버블파이터의 게임 내 이벤트인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했다. 최초 올빙고 이벤트에서는 매직 바늘을 사용하면 언제나 골든 숫자 카드가 나올 수 있었지만, 2017년 10차 이벤트부터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 바늘을 5개 사용할 때까지 골든 숫자카드 출현 확률을 0%로 설정했다.

넥슨은 올빙고 이벤트 관련 공지에서 ‘매직 바늘 사용 시 골든숫자가 획득된다’고 거짓으로 공지했다.

공정위는 넥슨의 행위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의 거짓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확률형 아이템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정보는 확률인데 무형의 디지털 재화의 특성상 판매자가 관련 정보를 공지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린다면 소비자는 이를 알 수가 없다”며 “넥슨에 대한 직권 조사를 진행하여 본건 거짓·기만행위를 적발하여 엄정한 조처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공정위는 “올해 3월 22일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게임사가 공개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가 거짓으로 의심돼 문체부가 추가 검증 등 조사를 의뢰할 경우 거짓·과장·기만적인 행위가 있는지 살펴보는 등 협업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첨언했다.

넥슨은 이번 처분에 대해 “이용자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마음속 깊이 사죄드린다”며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약 3년 전 모든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전면 공개하는 방법을 택했고 더 나아가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과거를 돌아보며 부족했던 점을 채우고 건강한 게임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책임감을 느끼고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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