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유튜브 ‘술방’···‘속 얘기’ 궁금하다면 ‘술’말고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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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스타급 연예인들이 혀가 꼬인 채 술을 마시며 대화를 주고받는다.
둘째는 정서적 외로움이 높아진 시대에 술방을 통해 속마음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분위기를 대체 소비한다는 것.
임 연구원은 "다음세대에게 무조건 유튜브 사용을 제한하거나 '술은 잘못됐다'고 교육하기보다는 영상을 본 경험을 공유하고 바른 접근 방향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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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소통 위한 다양한 방법 알려줘야”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스타급 연예인들이 혀가 꼬인 채 술을 마시며 대화를 주고받는다. 취기 오른 대화가 격앙될수록 비프(삐)음이 연발하며 난무하는 욕설을 간신히 덮는다. 한 여성 출연자가 폭탄주 제조법을 공개하자 진행자는 물론 현장 스태프들도 환호를 보낸다. 수천 개씩 달리는 댓글에는 자신을 초등학생이라 밝힌 미성년자들도 수두룩하다. 구독자 100만명이 넘는 한 유튜브 방송 모습이다.
현대인들에게 유튜브 플랫폼의 영향력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유튜브가 우리 사회에 초래하고 있는 위험도 ‘선’을 넘고 있다. 최근엔 ‘술방(술을 마시며 선보이는 방송)’ 콘텐츠가 점령하고 있다. 대세가 돼버린 술방 알고리즘을 대하는 크리스천의 자세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국내 유튜브 시장에서 술방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경을 두 가지로 진단한다. 첫째는 그동안 신비감으로 가려져 있던 연예인들이 음주와 함께 무장 해제되는 데서 친근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것. 둘째는 정서적 외로움이 높아진 시대에 술방을 통해 속마음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분위기를 대체 소비한다는 것.
박재필 장신대 글로컬현장교육원 교수는 “사람은 자신이 선망하는 대상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편적 가치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음주와 원만한 대인관계 형성에 지나치게 관련성을 부여하는 건 건강한 문화를 만드는 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주은 문화선교연구원(원장 백광훈) 연구원은 “청소년 세대가 분별없이 술방 콘텐츠를 시청하다 보면 ‘술에 취해 흐트러진 모습이 귀엽고 매력적’이라는 왜곡된 시각을 갖거나 ‘솔직하게 얘기 나누려면 술을 마셔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줄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해 유튜브에 업로드된 술방 콘텐츠 중 조회 수 상위 100개를 모니터링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무려 99개 영상에서 문제 장면이 발견됐고 각 영상당 폭음과 만취 장면이 평균 2회 이상, 욕설과 폭력이 등장하는 장면이 최소 1회 이상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 심각한 것은 평균 조회 수가 145만회에 달하는 이 영상 중 청소년 계정의 접근을 차단한 영상은 단 한 건도 없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음주가 솔직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만능 열쇠’로 인식되는 것은 위험한 접근이라고 경고한다. 박 교수는 “사람들이 술에 취하지 않으면 ‘속 얘기’ 꺼내길 주저한다는 것 또한 편견”이라며 “공간사회학적으로 음악, 음식, 스포츠 등 공통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분위기를 잘 조성하면 얼마든지 밀도 높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내놓은 ‘미디어 음주 가이드라인’이 권고 수준에 불과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인식 개선과 다음세대 교육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 연구원은 “다음세대에게 무조건 유튜브 사용을 제한하거나 ‘술은 잘못됐다’고 교육하기보다는 영상을 본 경험을 공유하고 바른 접근 방향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방송에서 어떤 게 좋아 보였는지 물어보면 술 마시는 장면 자체보다는 출연자의 ‘솔직한 모습’ ‘친근한 분위기’라고 느낄 것”이라며 “꼭 술이 아니더라도 솔직하고 친근하게 대화를 나눌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게 지혜로운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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