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암흑' 지난 외국인 카지노…변수는 '인스파이어'

파라다이스·GKL·제주 드림타워 등 실적 반등
2019년 매출 수준 회복·개장 후 최대치
상승세 기대 속 경쟁사 늘어 효과 반감 우려도

코로나19 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았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길었던 암흑을 벗어나고 있다. 지난해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운영하는 영업장 매출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고, 롯데관광개발의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카지노 부문은 개장 이후 최대 실적을 썼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에 따라 방한 외래관광객 수가 연간 2000만명 수준을 회복하면서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지난달 인천 영종도에 문을 연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올해 초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개장을 앞두고 있어 경쟁 구도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븐럭 카지노[사진제공=그랜드코리아레저(GKL)]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결 기준 파라다이스의 지난해 카지노 매출은 전년 대비 112.8% 증가한 7441억52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파라다이스와 종속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서 운영하는 카지노 영업장(워커힐·부산·제주 그랜드·파라다이스시티) 4곳의 매출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매출 7848억700만원의 95% 수준을 회복했다. 드롭액(카지노 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도 6조1733억4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4.2% 증가했고, 2019년 기록한 6조7556억9100만원에 다다랐다. 일본 VIP와 매스(일반) 고객 비중이 크게 증가한 효과라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서울 강남과 용산, 부산 등 3곳에서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9.8% 상승한 3973억5000만원을 올렸다. 드롭액은 3조3942억7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0.8% 늘었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4931억400만원)은 80%, 드롭액(4조5462억3500만원)은 75% 수준으로 올라섰다. GKL은 주로 중국과 일본의 매스 고객을 통해 실적을 회복했다.

이 밖에 드림타워 카지노는 지난해 순매출(총매출에서 에이전트 수수료 등을 뺀 금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248.2% 증가한 1523억700만원을 올렸다. 2021년 6월 복합리조트 개장 이후 연간 최대 실적이다. 드롭액은 1조2748억1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54.2% 상승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과 함께 제주에 닿는 해외직항 노선이 현재 주당 156회 수준으로 확대되고,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단체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카지노 입장객과 드롭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방한 외래관광객 2000만명을 목표로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 힘을 실을 방침이다. 이는 외국인 카지노 업계에도 긍정적인 이슈다. 다만 인스파이어 카지노가 예정대로 올해 1분기 내 개장한다면 관련 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미 딜러와 마케팅 분야 등을 중심으로 구성원 일부가 인스파이어로 이직해 인력 유출이 발생했고, 고객층마저 상당수 흡수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인스파이어가)신규 카지노 개장 효과에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방문객을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당장 새로운 수요가 유입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고객층을 뺏고 빼앗기는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