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워크아웃 첫 설명회…채권단 "자구안 불만족"

윤세영 창업회장, 워크아웃 승인 호소
SBS 지분매각·사재출연 구체 액수 없어

SBS본사 사옥.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태영건설 채권단 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워크아웃에 이르게 한 경영진의 실책을 고백하면서 호소문까지 낭독했지만, 채권단 내에서는 자구안 등 이행 계획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첫 채권단 설명회에서 만난 한 채권단 관계자는 "대체로 만족하지 못했다. 그간 나온 보도자료 내용과 다를 바 없었다"면서 "사재출연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액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목이 집중됐던 SBS 지분 매각과 관련한 언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설명회에는 태영건설 측에서 윤 창업회장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400여곳의 채권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윤 창업회장이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과 관련해 우발채무는 2조 5000억원 수준이라며 앞으로 3년 동안 연 3조원 이상 매출이 가능한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채권단에 워크아웃 승인을 호소했다.

그는 "최근 일부 보도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가 9조원이라고 나왔지만, 우발채무는 2조 5000억원 정도"라면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하고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수주잔고는 12조원이 넘고 앞으로 3년 동안 3조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영업이익률도 4%로 동종업계 상위권 회사들의 평균보다 좋은 가능성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윤 창업회장은 부동산 PF에 대한 과신한 탓에 부도 위기를 맞게 됐다면서 경영진의 실책을 인정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지난 몇 년간 PF 사업을 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뒀고 가능성을 증명했다"면서 "가능성을 과신한 나머지 자기관리에 소홀해 뼈아픈 부도 위기를 몰고 온 경영진의 실책이다. 워크아웃 승인 없이는 태영을 되살리기 어렵다"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오는 11일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앞두고 열린 이 날 설명회는 태영건설의 자구안을 확인하고 앞으로 협의회를 운영 기준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