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낳으세요" 공무원이 전화돌린다…신생아 건국이래 최저인 中

이현우 2024. 1. 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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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신년사에 개인 가족사진을 공개하며 출산과 육아 장려에 나서면서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출산 독려에 나서고 있다.

집집마다 셋째아이를 낳으라고 권고하고 주요 지방자치단체들도 앞다퉈 거액의 출산 장려금 지급을 광고하고 있지만, 정작 신생아 수는 건국이래 최저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이처럼 출산과 육아를 장려하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보내면서 중국 당국도 출산 독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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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생아 1000만명선 붕괴
가부장제 여성 출산·육아 역할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신년사에 개인 가족사진을 공개하며 출산과 육아 장려에 나서면서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출산 독려에 나서고 있다. 집집마다 셋째아이를 낳으라고 권고하고 주요 지방자치단체들도 앞다퉈 거액의 출산 장려금 지급을 광고하고 있지만, 정작 신생아 수는 건국이래 최저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의 2024년 신년사 발표와 함께 공개된 과거의 시 주석의 가족사진.[이미지출처=CCTV]

2일(현지시간) 홍콩 명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2024년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자신의 가족사진을 새로 공개했다. 부인 펑리위안 여사 및 어린 딸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이 주를 이뤘다. 명보는 "올해 신년사 발표 때 공개된 사진 대부분이 '가족사진'이었다"며 "전통적 가족의 가치를 강조한 제스처"로 해석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중화부녀연합회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젊은이의 결혼과 연애 관념, 출산과 육아 관념, 가정 관념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고 출산 지원 정책을 서둘러 완비·실천하면서 고령화에 적극 대응하라"며 "여성 사업은 부녀 자신의 발전뿐 아니라 가정의 화목, 사회의 조화, 국가의 발전 및 민족의 진보와 관련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적극적 사회진출보다는 출산과 육아 등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에 더 충실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시 주석이 이처럼 출산과 육아를 장려하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보내면서 중국 당국도 출산 독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관리들이 앞장서서 주민들에게 아이를 가질 것을 권유하는 전화를 돌리고 있다. 두 아이를 기르고 있는 여성인 허옌징씨는 WSJ에 "최근 지역 관리들로부터 셋째 아이를 가지라는 권유 전화를 수차례 받았지만 계획은 없다"며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의 경우 원생이 부족해 교실 수를 반으로 줄이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여성인 장모씨의 경우 2014년 둘째를 출산했을 때 당시의 산아제한정책인 '한자녀 정책' 탓에 벌금을 부과받고 추가 임신을 막기 위해 3개월마다 자궁 내 피임 장치를 검사받아야 했지만, 최근에는 아이를 더 낳으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있다. 장씨는 "출산 장려 문자 메시지를 볼 때마다 화가 나서 삭제한다. 정부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중국 주요 지방자치단체들도 출산장려금 제도를 잇따라 발표하며 출산 독려에 나서고 있다. 광둥성을 비롯한 주요 지자체에서는 첫째 자녀 출산시 3000위안(약 55만원)의 일회성 출산장려금과 3년간 매년 1500위안씩 육아 보조금을 지원한다. 둘째와 셋째 자녀 가정에는 각각 5000위안과 1만 위안의 출산 장려금을 주고, 매년 2500위안 및 3000위안의 육아 보조금을 3년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출산 독려에도 출산율은 더욱 가파르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09명까지 떨어졌으며, 신생아 숫자도 지난해 965만명을 기록해 1949년 건국 이래 처음으로 100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2012년에 약 1600만명대를 기록했던 신생아 숫자가 불과 10여년만에 700만명 가까이 급감한 것이다.

WSJ는 펑슈졘 호주 빅토리아대 선임연구원이 이끈 공동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중국의 이러한 저출산 추세가 가속화되면 2100년엔 중국 인구가 5억8700만명으로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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