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호구인가?…세리에A '1년 반' 경력 CB 내주고 500억 요구

권동환 기자 2024. 1. 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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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 SSC 나폴리를 제치고 루마니아 미남 센터백 영입에 근접했다. 다만 그의 현소속팀 제노아의 요구액이 생각보다 높아 센터백이 당장 필요한 토트넘이 다소 끌려가는 모양새다.

이탈리아 매체 '스카이 이탈리아'는 지난 2일(한국시간) "라두 드라구신(제노아) 미래는 프리미어리그에 있을 수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수비수 보강을 원하는 토트넘은 루마니아 출신 191cm '미남 센터백' 드라구신 영입을 목전에 뒀다. 2002년생 드라구신은 21세 어린 수비수이지만 올시즌 세리에A 17차례 전 경기를 선발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등 제노아 핵심 센터백으로 활약 중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 유스 출신인 드라구신은 지난해 여름 당시 2부리그인 세리에B에 있던 제노아로 임대된 후 지난 1월 이적료 550만 유로(약 79억원)에 영구 이적했다. 지난 시즌 수비수임에도 4골을 터트린 드라구신 활약에 힘입어 제노아는 리그 2위를 차지해 1부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드라구신은 '상투 머리'가 트레이드마크다. 하지만 유벤투스 유소년팀에서 뛸 땐 치렁치렁한 머리를 풀어헤치고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잘생긴 외모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팀의 승격을 이끈 드라구신 활약상은 세리에A에서도 이어졌다. 올시즌 모든 대회에서 총 20경기에 출전해 1754분을 소화하는 동안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강인한 체격을 살려 세리에A 공격수들을 압도하면서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축구통계매체 '스쿼카'는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 세리에A 수비수들 중 공중볼 경합에서 가장 많은 승리(53회)를 거뒀다"라며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 드리블 돌파를 단 1번만 허용했다"라고 전하면서 그의 활약상을 주목했다.

이탈리아에선 체격이나 일대일 마크, 세트피스 공격력 등에서 드라구신을 지난 시즌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뒤를 잇는 대형 센터백으로 주목하고 있다.


드라구신 활약상은 토트넘의 관심을 이끌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지난달 30일 "토트넘은 이제 라두 드라구신을 두고 제노아와 협상을 시작했다. 곧 영입 제안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드라구신을 승인했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을 이끄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드라구신 영입을 승인한 이후 협상 속도는 빠르게 진행됐다. 로마노 기자는 지난달 31일 "며칠 전에 밝힌 것처럼 토트넘은 제노아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토트넘과 드라구신은 장기 계약을 두고 개인적인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노아는 3000만 유로(약 429억원)를 원하고, 토트넘은 2500만 유로(약 358억원) 정도만 사용하기를 원한다.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라며 이적료 협상 단계에 돌입했다고 알렸다. 두 구단 이적료 차이가 크지 않아 곧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이자 이탈리아 출신 언론인 니콜로 스키라도 31일 SNS로 "드라구신이 토트넘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미 5년 계약에 동의했다"라며 "토트넘은 계약을 위해 2500만 유로를 제안했다. 제노아는 이적료로 3000만 유로를 요구했지만, 토트넘은 계약을 마무리할 자신이 있어 보인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이 드라구신 영입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로마노 기자는 다시 한번 더 영입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일 "드라구신과 개인 합의를 마친 후 토트넘과 제노아 사이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라며 "나날이 접촉이 이어짐에 따라 토트넘은 진전시키는데 자신감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스카이 이탈리아'도 드라구신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머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드라구신 미래는 프리미어리그에 있을 수 있다. 실제로 토트넘은 드라구신 영입에 대해 폴 포지션(Pole Position)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폴 포지션'은 레이싱 경기에서 출발선에 가장 가까운 앞자리를 뜻한다. 즉, 토트넘은 드라구신 영입 레이스에서 다른 클럽들을 제치고 선두에 위치해 있다는 의미이다.


매체는 "제노아가 3500만 유로(약 501억원)를 원하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이 구두로 2200~2300만 유로(약 315~329억원) 정도를 제안해 아직 거리가 있지만 토트넘은 영입을 완료하는데 자신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드라구신을 두고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이자 지난 시즌까지 김민재가 뛰었던 나폴리도 레이스에 합류했다고 알렸다.

그들은 "드라구신을 포기하지 않은 나폴리는 2000만 유로(약 286억원) 제의와 함께 수비수 레오 외스티고르를 제안했다"라며 "나폴리가 더 실질적인 제안을 할 것 같지 않으며, 이게 바로 토트넘이 제안을 올려 거래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은 이유 중 하나이다"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당장 주전 센터백 두 명인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이 부상 뒤 재활 중이어서 전문 센터백이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드라구신을 이탈리아 유벤투스 시절부터 지켜 본 토트넘은 하루 빨리 데려와 그를 활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를 아는 듯 제노아는 이제 세리에A를 제대로 뛴지 1년 반밖에 안 된 수비수를 내주면서 500억원을 내놓으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 드라구신은 제노아 오기 앞서 삼프도리아와 살레르니타나에서 임대 선수로 6개월씩 세리에A를 누빈 적은 있지만 완전한 주전은 아니었다.

참고로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팀 우승을 이끌며 리그 최우수수비수를 수상한 김민재의 독일 바이에른 뮌헨 이적료가 700억원이었다.

드라구신의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감안해도 500억원은 예상밖으로 높은 이적료 요구다.

사진=연합뉴스, 유벤투스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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