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배기 지지율, 20대가 가른다?…'미·중 대리전' 대만 대선 D-10
열흘 앞으로 다가온 대만의 총통선거(13일)가 초박빙의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대 젊은층의 투표율과 숨어있는 ‘샤이(Shy) 국민당’ 표에 의해 최종 승자가 좌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거 전 여론조사 공개 금지를 하루 앞둔 2일 민중당의 황산산(黃珊珊) 선거총간사(선대위원장 격)는 자체 조사를 내세워 역전승을 이루겠다고 주장했다. 황 총간사는 “TV토론 후 지지율이 민진당은 28.2% → 27.2%, 민중당은 23.9% → 26.9%, 국민당은 26.8% → 26.4%로 물고 물리는 꽈배기 같은 박빙 상황”이라며 “1위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에서 빠진 표가 민중당 커원저(柯文哲)로 옮겨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표율은 낮지만 커 후보를 지지하는 20대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백지운동’을 펼치겠다”고도 했다. 민중당의 상징색인 흰색과 지난해 중국 대학생들이 주도한 반(反)정부 시위에서 착안한 ‘백지운동’을 선거 막바지 키워드로 내세웠다.
평균 지지율 2위의 국민당도 "막판 뒤집기가 이미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국민당의 싱크탱크인 국가정책연구기금회 링타오(凌濤) 부대표는 “인터넷 여론조사 데일리뷰에 따르면 허우유이(侯友宜)가 38.11%로 민진당 라이칭더 38.10%를 앞섰다”며 “0.01%p를 앞선 첫 골든크로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투표 전 마지막 공개 여론조사 결과는 민진당이 소폭 우세를 유지한 가운데 국민당과 민중당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민진당의 라이칭더-샤오메이친(蕭美琴)이 32.0~39.6%로 1위, 국민당 허우유이-자오사오캉(趙少康)은 27.0~35.8%로 2위, 민중당 커원저-우신잉(吳欣盈)은 18.9~22.4%로 3위를 유지했다. 민진당 성향의 메이리다오전자보 조사에서만 1~2위 격차가 11.1%P로 늘어난 반면, 나머지 중도 및 국민당 성향의 조사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여론조사 오차범위 안에 머물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을 초박빙 승부로 전망했다. 홍콩 성도일보는 3일 “라이칭더와 허우유이 후보의 최종 득표 차이가 사상 최저치 혹은 약 10만표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싱가포르의 연합조보는 이날 “2024년 대선과 2000년 대선 구도가 비슷하다”며 “지지율 변화가 많고 마지막 열흘간 돌발 변수까지 배제하지 못해 최후의 승자가 누구일지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역대 대만 대선 중 최소표차는 지난 2004년의 2만9518표 차이였다.
중국군, 정찰풍선·항공모함 띄워 대만 압박
한편 중국은 새해 초 연이틀 ‘정찰풍선’을 띄워 대만 유권자를 압박했다. 지난 1일 오후 정찰풍선으로 의심되는 물체 2개가 대만섬 상공을 가로지른 데 이어 2일에도 오전 8시 27분부터 오후 6시 41분까지 풍선 4개가 대만해협 중앙선을 가로질렀다고 대만 국방부가 3일 발표했다.
관영매체를 통해 항공모함 영상도 공개했다. 중국중앙방송(CC-TV)는 2일 메인뉴스에서 전자기식 함재기 발사장치 3개를 장착한 3호 항공모함인 푸젠함(福建艦)의 첫 해상 시험 운항 모습을 보도했다. 전투기 40여대를 탑재할 수 있는 배수량 8만 톤급의푸젠함은 대만해협 주변에서 미군의 진입을 막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3일 보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불륜녀 끼고 항암까지 다녔다…남편 욕창 걸리자 아내의 선택 | 중앙일보
- 대표 관광지 만장굴마저 폐쇄…이미 113만명 등돌린 제주 비명 | 중앙일보
- 웬 남자가 생리대 차고 공항 왔다…수상한 뭉치 풀어보니 '마약' [영상] | 중앙일보
- '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42억 손배소 낸 前소속사에 승소 | 중앙일보
- 잿더미 된 일 항공기 '기적의 탈출'…379명 전원 살린 '90초 룰' | 중앙일보
- "노량진 대게, 썩은 것 아니다"…전문가가 밝힌 '검은 점' 정체 | 중앙일보
- 12월 기온차 20.6도…과일 금값됐는데 올해 더 '미친 날씨' 온다 | 중앙일보
- 안도 다다오 설계한 미 최고가 주택…2491억에 산 '큰손' 가수 | 중앙일보
- '삼식이 삼촌' 변신한 칸의 남자…송강호 인생 첫 드라마 온다 | 중앙일보
- "메뉴판 바꾸는 돈이 더 들어요" 소줏값 그대로 둔다는 식당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