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제' 고우석 던지고, '처남' 이정후 친다!…ML '미국 본토 개막전' 기대감 '폭등'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본토 개막전에서, 처남과 매제가 격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정후가 먼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둥지를 틀었고,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3일(이하 한국시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한국 우완투수 고우석의 샌디에이고 입단이 임박했다. 마무리로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뒤 약 2시간 만에 고우석의 원소속구단 LG 트윈스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LG는 "고우석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절차에 따라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았으며, LG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메이저리그 팀에 고우석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고우석은 금일(3일) 메디컬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김하성의 소속팀이기도 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였던 11월 14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MLB 사무국으로부터 고우석, 이정후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이튿날인 15일 각각 LG, 키움 소속 선수임을 통보했다.
고우석이 미국 진출 의사를 내비치자 LG 구단은 고심 끝 포스팅을 허락하기로 했다. 단, 터무니없는 조건이 아닌 일정 수준 이상의 계약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정하지 않았으나 납득할 만한 금액이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LG 구단의 허락에 따라 KBO는 11월 28일 MLB 사무국에 고우석의 포스팅을 요청했다.
고우석은 이정후와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포스팅됐다. 공교롭게도 매제와 처남이 한날한시에 메이저리그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고우석은 지난해 1월 이정후의 여동생과 결혼했다. 이종범 전 LG 코치의 사위가 됐다. 이정후는 처남, 고우석은 매제로 가족의 연을 맺었다.
MLB 사무국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12월 4일 이정후, 고우석의 포스팅을 고지했다. 협상 기간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2023년 12월 5일 오전 8시(한국시간 12월 5일 오후 10시)부터 2024년 1월 3일 오후 5시(한국시간 1월 4일 오전 7시)까지로 동일했다.
이정후가 먼저 잭폿을 터트렸다. 지난달 15일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73억원) 규모였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 중 역대 최고 대우를 기록했다. 아시아 야수로 범위를 넓혀도 최고치다.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했다.
이정후는 올해 700만 달러, 2025년 1600만 달러, 2026년과 2027년 각 2200만 달러, 2028년과 2029년 각 2050만 달러를 받는다. 계약금 500만 달러는 별도로 수령한다. 구단과 자선 기부 계획도 세웠다. 올해 6만 달러, 2025년 8만 달러, 2026년과 2027년 각 11만 달러, 2028년과 2029년 각 10만2500달러를 기부한다.
이정후와 달리 고우석은 잠잠했다. 한 달 동안 상대적으로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협상 마감일을 하루 앞둔 이날 샌디에이고와 계약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깜짝 소식이었다. 구단의 허락까지 떨어져 극적으로 메이저리그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야구계에선 고우석을 메이저리그로 보내는 데 따른 LG의 이적료 수입이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LG 구단은 선수의 도전을 존중해 미국행을 승낙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은 3월 20~21일 한국 서울의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슈퍼스타들이 새로 합류한 LA 다저스와 김하성, 고우석이 한솥밥을 먹게 된 샌디에이고가 맞대결을 펼친다.
이정후와 고우석의 맞대결은 미국 본토 개막 시리즈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오는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4연전을 펼친다. 고우석이 4연전 중 한 경기에라도 등판한다면 마운드에서 매제가 투구하고, 타석에서 처남이 그 공을 상대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의 홈 개막전 상대 역시 샌디에이고라는 점도 눈에 띈다. 샌프란시스코는 4월 6일부터 8일까지 홈 개막 3연전으로 샌디에이고와 만난다. 샌디에이고는 4월 2~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 경기를 치르고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간다. 이정후와 고우석이 일주일 사이 서로의 홈구장을 오가며 승부를 펼치는 그림이 충분히 가능하다.
고우석과 오타니의 맞대결도 흥미진진하다. 이르면 3월 20~21일 고척돔에서 개최되는 정규시즌 개막시리즈에 성사될 수도 있다. LA 에인절스의 슈퍼 에이스였던 오타니는 2023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다저스로 이적했다.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114억원)의 초특급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역대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다.
다만 오타니는 지난해 9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1년가량 재활이 필요한 수술이라 2024시즌 투수로 등판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신 타자로 타석에 설 순 있다. 고우석과 한판 승부를 선보일 수 있는 셈이다.
두 선수의 맞대결에 일본이 더 주목하고 있다. 과거 고우석의 발언 때문이다. 고우석은 지난해 2월 국내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오타니를 상대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그는 "던질 곳이 없으면 아프지 않은 곳에 투구해 맞히겠다"고 답했다.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를 제패할 정도로 훌륭한 선수라 승부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미를 담은 대답이었다. 그러나 일본 매체들은 고우석의 발언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시간이 흘러 고우석의 샌디에이고행이 알려지자 일본 언론은 다시 한 번 그 멘트를 언급했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는 3일 "고우석은 지난해 3월 WBC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오타니를 향해 고의로 몸에 맞는 공을 던질 것이라 암시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다. 고우석은 KBO리그에서 139세이브를 기록했다"고 거론했다.
이어 "다르빗슈 유와 마쓰이 유키가 속한 샌디에이고는 한국 서울에서 개막전을 통해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합류한 다저스와 맞붙는다. 샌디에이고에는 한국 국가대표 내야수 김하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닛칸 스포츠'는 "고우석은 2017년 LG에서 데뷔해 354경기에서 139세이브를 기록했다.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올림픽, 지난해 3월 WBC 대표팀에 발탁됐다"며 "WBC에서는 오타니를 향한 '고의적인 데드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한편 오프시즌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이 계속해서 불거지며 한국 선수 없는 서울시리즈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는 북미 외 국가에서 치르는 MLB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 및 메이저리그의 홍보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개막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메이저리그의 인기가 높은 한국 개최를 선택했다.
3월 20일, 21일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앞서 각 팀이 2경기씩 총 4번의 특별 경기를 펼치는 형태로 진행되는 스페셜 게임이 추가됐다. 총 6경기가 치러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 6경기에서 한국 메이저리거를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했다. 김하성의 트레이드설 때문이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김하성이 현재 소속된 샌디에이고는 오타니, 야마모토의 다저스와 3월 20일, 21일 한국 서울에서 개막시리즈를 개최한다. 김하성이 트레이드로 이적하면 한국 선수가 없는 서울시리즈가 된다"고 보도했다.
'더 앤서'도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개막 시리즈에 일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시리즈의 '주력 선수'였던 샌디에이고의 내야수 김하성과 관련해 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다. 김하성의 서울시리즈 출전 여부는 불확실하다. 일본 팬들이 서울시리즈를 점령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김하성이 여전히 샌디에이고에 잔류 중이며, 고우석까지 가세할 예정이라 걱정을 덜게 됐다. 한국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2024시즌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연합뉴스, 클러치포인츠, 쿠팡플레이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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