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싱데이 3연승·2골 1도움’ 황희찬, BBC 선정 이주의 팀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영국 매체 BBC 선정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3경기 연속 맹활약을 펼친 그의 활약이 이목을 끈 모양새다.
BBC는 3일 오전(한국시간) EPL 이주의 팀을 공개했다. 축구 전문가 가스 크룩스가 선정한 2023~24시즌 EPL 19·20라운드 이주의 팀이다. 빼어난 활약을 펼친 11명의 선수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눈길을 끈 건 전방이었다. 다름 아닌 황희찬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크리스 우드(노팅엄 포레스트)와 함께 3톱을 구성했다. 황희찬이 BBC 선정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 그만큼 황희찬의 활약이 눈부셨다는 의미다.
무대는 지난해 12월 말에 이어진 ‘박싱데이’였다. 황희찬은 28일 브렌트퍼드전, 31일 에버턴전 당당히 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먼저 절호의 컨디션을 가늠케한 건 브렌트퍼드전이었다. 당시 황희찬은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14분, 상대 수비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깔끔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의 백 패스를 가볍게 차단한 뒤 골키퍼와 마주했다. 그는 가벼운 드리블로 골키퍼를 제친 뒤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가 곧바로 추격 골을 넣었지만, 이번에도 황희찬이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는 28분 후방에서 날아온 패스를 받아 놀라운 트래핑을 선보인 뒤 깔끔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마치 브라질의 슈퍼스타 네이마르(알 힐랄)를 연상케 하는 트래핑이었다. 그의 EPL 9호·10호 득점이기도 했다.
2021~22시즌 EPL 무대를 밟은 황희찬이 영국 무대에서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동시에 EPL에서 활약한 아시아 출신 선수 중 두 번째로 이룬 위업. 첫 번째는 2016~17시즌 토트넘 손흥민이 리그 14골을 넣은 바 있다. 황희찬은 리그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벌써 10골 고지를 밟았다. 컵대회 기록을 포함하면 공식전 11골이다.
호재만 있진 않았다. 브렌트퍼드전 충돌 후 허리 통증을 느껴 45분 만에 교체됐다. 워낙 절호의 컨디션인 터라, 장기 부상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걱정은 기우였다. 그는 직후 에버턴전에도 출전,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전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마테우스 쿠냐의 추가 골을 도왔다. 한 차례 골대, 그리고 오프사이드로 1골이 취소되는 아쉬움도 삼켰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력은 뛰어났다. 연이어 에버턴의 뒷공간을 누볐고, 험난한 일정 속에서도 저돌적인 드리블은 그칠 줄을 몰랐다. BBC는 이런 황희찬의 활약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함께 전방에 이름을 올린 살라는 27일 번리전에선 침묵했지만, 지난 2일 열린 뉴캐슬과의 경기에선 2골 1도움 원맨 쇼를 선보이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리버풀의 리그 13경기 무패 행진(8승 5무). ‘파라오’가 팀의 EPL 선두 수성에 힘을 보탰다.
최전방 공격수 우드가 빛난 건 지난 26일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친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노팅엄은 리그 7경기 1무 6패로 최악의 12월을 보내고 있었다. 토트넘전 패배 뒤엔 누누 산투 전 알 이티하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는데, 본머스전에서도 2-3으로 지며 강등권과의 격차가 점점 좁혀졌다. 반전을 시작한 게 바로 우드였다. 그는 뉴캐슬과의 홈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노팅엄은 이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도 2-1로 이기며 15위(승점 20)에 안착, 18위 루턴 타운과 격차를 5점으로 벌렸다.
한편 황희찬은 EPL 20라운드 종료 기준 10골 3도움으로 커리어 하이를 썼다. 구단은 지난달 23일 그에게 재계약 제의를 건넸고, 황희찬도 도장을 찍었다. 계약 조건은 연봉 3배 인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2028년까지 동행을 이어간다. 기존 계약이 2026년까지였는데, 사전에 타 팀의 관심을 차단하기 위한 구단의 노림수로 풀이된다. 심지어 1년 연장 계약이 있는 사실상의 ‘에이스’ 대우다. 즉, 축구 선수의 전성기 구간이라고 여겨지는 27~32세 구간을 모두 울버햄프턴에서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황희찬은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그동안 많이 응원해 주신 덕분에 울버햄프턴과 재계약을 하게 됐다. 많은 응원 보내주신 팬분들게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책임감 가지고 팀원들과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너무 뛰어난 활약을 펼친 탓일까. 2028년까지 계약을 연장했음에도 리버풀·토트넘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 1일 소식통의 보도를 인용, “리버풀과 토트넘이 울버햄프턴의 스타 황희찬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겨울이 아닌,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황희찬의 이적을 추진할 것이라 부연했다.
황희찬이 주목받은 이유는 최근 그가 중앙 공격수로 보여준 활약 덕분이다. 매체는 “황희찬은 왼쪽·오른쪽에서 활약할 수 있고, 특히 중앙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면서 “그는 빠르고 파워풀한 플레이로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의 부적이 됐다”라고 평했다. 물론 매체의 주장과 별개로, 황희찬의 이적 가능성은 다소 낮다. 잔여 계약이 최소 4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막대한 이적료가 발생하게 된다.
황희찬의 발끝은 이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향한다. 그는 64년 만에 대회 우승을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에 승선, 먼저 전지 훈련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로 몸을 실었다. 이후 6일 이라크와 최종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결전지인 카타르에 입성한다.
지난해 11월 황희찬은 역대급 멤버들과 함께하는 대표팀에 대해 “오히려 부담보다는, 각자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하면 시너지가 날 거라고 생각한다. 지난 경기들을 보면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하고, 마무리해 주고 이런 부분이 반복됐다. 모두가 대표팀 선수로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신경 쓰고 있다. 팀적으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해 나가려고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줄어든 부상 관리법에 대해선 “완전히 괜찮다고 말하기엔 어렵지만, 더 심해지지 않게 관리를 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많이 다쳐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순 없다. 어쩄든 지금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고,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이 생겨서 긍정적인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팬들이 기대한 ‘부상 없는’ 황희찬이 말 그대로 맹위를 펼치고 있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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