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샐러드바처럼 집어삼켜"…특수기동대 저격수 동원시킨 사슴들

임주형 2024. 1. 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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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도 워싱턴 D.C.가 급증한 사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슴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저격수까지 동원하고 나섰다.

문제는 최근 들어 사슴 개체 수가 급증했다는 데 있다.

저격수들은 열 감지 장비로 사슴의 이동을 실시간 추적하며 총을 쏘는 방식으로 개체 수를 줄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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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도 국립공원 사슴 개체 수 급증
경찰 특공대 동원해 개체 조절 나서

미국 수도 워싱턴 D.C.가 급증한 사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슴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저격수까지 동원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싱턴 D.C. 북서부에 위치한 200만평 규모 국립공원 '록크리크 공원'이 사슴 문제로 고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곳은 울창한 숲과 민가가 공존하는 평지 공원으로, 사슴이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다. 또 록크리크 공원은 사적인 사냥이 금지돼 있으며, 늑대 등 포식자 동물도 살지 않아 사슴이 번식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사슴.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문제는 최근 들어 사슴 개체 수가 급증했다는 데 있다. 이미 미 당국은 1990년대 초부터 해당 공원 내 서식하는 사슴 개체 수 집계를 포기했을 정도다. 넘쳐나는 사슴은 주변의 어린 풀을 남김없이 뜯어먹고, 민가의 정원까지 침입해 텃밭을 망쳐놓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공원 인근 주민은 WSJ에 "사슴이 우리 집을 샐러드 바처럼 집어삼킨다"라며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당국은 사냥 등을 통해 본격적인 사슴 개체 수 조절에 나서고 있다. 일부 지역 사슴 사냥에는 경찰 특수 기동대의 저격수까지 동원됐다. 저격수들은 열 감지 장비로 사슴의 이동을 실시간 추적하며 총을 쏘는 방식으로 개체 수를 줄인다고 한다. 사슴 개체 수 감축 작업에 참여한 동물학자 얼 호드넷은 "하루에 44마리를 잡은 날도 있다"고 WSJ에 전했다.

워싱턴 D.C. 주택가에서 풀을 뜯는 사슴 무리 [이미지출처=AFP 연합뉴스]

그러나 당국의 개체 수 조절 작업은 일부 환경 보호론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일례로 동물 보호론자 캐럴 그룬월드는 2012년 미 당국의 사슴 사냥을 막아달라며 연방 법원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나, 법원은 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그룬월드는 자기 뜻에 동참하는 주민들을 모아 밤마다 공원을 순찰하며 사슴 사냥이 이뤄지는지 살피고, 사슴 사냥 반대 시위를 개최하고 있다.

한편 록크리크 공원에서 사냥한 사슴 고기는 질병 감염 여부 검사를 거친 뒤 가공돼 워싱턴 D.C. 지역 봉사 단체에 기부되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부된 사슴 고기의 무게는 무려 9.5t에 이른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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