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된 日항공기 '기적의 탈출'…379명 전원 살린 '90초 룰'
지난 2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서 전소한 일본항공(JAL) 여객기 탑승객 379명이 전원 탈출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형 참사를 막은 ‘90초 룰’이 주목받고 있다.
‘90초 룰’은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1967년 항공기 제조업체에 내놓은 요건으로, 이 요건에 따르면 44석 이상 모든 기종의 여객기는 90초 이내에 승객 전원이 탈출할 수 있음을 실증해야 한다. 이는 1965년 43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사고 이후 마련된 기준이다.
제조사는 승객 중 남녀의 비율(여성이 40% 이상), 50세 이상 탑승객의 비율(15%), 유아 있음, 어두운 조명 등 구체적 조건에서 베개나 담요 등 장애물을 상정한 테스트를 거쳐야만 여객기를 출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도 기체 충돌이나 화재 발생 시 90초 이내에 승객들을 전원 대피시키는 것을 안전 매뉴얼로 삼고 있다. 화재 등 위급 시 일부 탑승구가 접근 불가한 상황을 가정해 훈련 시 탑승구는 절반만 사용한다.
이번 사고에서 인명피해가 적었던 것도 JAL 승무원들이 매뉴얼에 따라 탑승객을 신속히 대피시킨 덕분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탈출에 성공한 승객들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승무원 안내에 따라 빠르게 기내에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로 JAL 여객기에선 부상자 14명이 발생했고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5명 사망…사고 원인 조사 착수
다만 JAL기와 충돌한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화재로 탑승자 6명 중 5명이 사망했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3일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본격적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위원회와는 별도로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사고 당시 JAL기는 고도를 하강해 하네다공항 활주로에 진입했고,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강진 피해 지역으로 향하기 위해 같은 활주로에 들어섰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충돌 직후 일본항공 여객기는 약 1km를 전진한 후 멈췄고, 기체는 화염에 휩싸였다. 해상보안청 항공기에서도 불이 났다. JAL기 진화 작업은 이날 오전 2시 15분이 돼서야 완료됐고, 기체 대부분이 잿더미가 됐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하네다공항 관제사는 JAL기에 대해서는 활주로 진입을 허가하고,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활주로 바로 앞까지 이동하라고 지시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경찰과 위원회는 당시 조종사들과 관제사의 교신 기록 등을 기반으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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