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옷과 내게 어울리는 옷은 다를 수 있다 [스타일 꼬치꼬치]

이문연 2024. 1. 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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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 사이 간극이 생기는 이유... 교집합 찾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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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연 기자]

 좋아하는옷잘어울리는옷
ⓒ 이문연
 
통상 간극은 불편함과 불안정감을 유발한다. 좋아하는 옷은 샤랄라 풍의 꽃무늬 원피스인데 어울리는 디자인은 심플하고 단아한 스타일이라면 간극이 생긴다. 이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

먼저 2가지를 알아야 한다. 좋아하는 옷을 결정하는 취향/성향/선호도와 내게 어울리는 옷을 결정하는 이미지와 인상. 이 2가지를 기준으로 해, 내 옷장 속 아이템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파악해보는 시간을 먼저 가져보자.
  
간극이 생기는 이유

1) 자기 이미지를 정확히 잘 모를 때

옷의 디자인은 내가 가진 이미지와의 싱크다. 그렇기 때문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가졌다면 강하고 차가운 디자인의 옷이 안 어울릴 확률이 높다.

우리는 개인의 이미지를 객관적으로 해석해 보기 어렵다. 내 표정, 말투, 태도, 성격, 생김새가 합해져 자아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인식하는 자아상이 내 이미지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이미지는 외적으로 느껴지는 느낌에 가까우므로 첫인상에 더 가깝다. 첫인상에 말투나 목소리, 표정이 더해져 나의 이미지를 만든다. 그래서 자기 이미지를 분석하라고 했을 때 객관적으로 선택된 이미지와 다른 경우가 꽤 있다. 그러면 어울리는 스타일을 모르고 있을 확률이 높다.

2) 좋아하는 옷만 생각할 때

취향, 성향, 선호도. 옷을 고를 때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이 되는 것들이다. 어떤 사람은 브랜드가 중요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가격이 중요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몸이 불편하면 구매하지 않고 어떤 사람은 퀄리티가 좋은 아이템만 구매한다. 이렇듯 개인이 생각하는 선호요소는 다르다.

좋아하는 옷은 내가 선호하는 요소를 갖춘 아이템일 뿐, 어울리는 옷은 아니다. 일례로 30대 여성 A씨는 구매대행 카페에서 100% 캐시미어 코트를 80% 할인된 금액에 GET했다. 부드러운 감촉과 광택이 A씨가 추구하는 좋은 퀄리티를 보장해주었고 입었을 때 뿌듯했다. 하지만 이 코트는 요즘 유행하는 코트도, A씨에게 어울리는 느낌도 아니었다. 결국 한 번 입고 옷장행이 되었다.

3) 교집합을 찾기 어려울 때
 
 내게 맞는 옷 조화롭게 입기는 어떻게 가능할까.
ⓒ 픽사베이
 
가끔 인터넷 유행을 보여주는 '밈'에서는 이런 표현이 나온다. "과하지는 않지만 개성은 있어야 되고, 튀지는 않지만 밋밋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쩌란 말인가.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이런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말이 '평범한 듯 멋스럽게'가 아니던가.

이상과 현실 사이 교집합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기준을 어디에 둘지부터 정해야 한다. 좋아하는 스타일에 우선할 것인가. 어울리는 스타일에 우선할 것인가. 전자는 자기만족에 무게중심이 있으며, 후자는 타인만족에 더 무게중심이 있다. 둘 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바꾸면 된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쓴다면 이미지에 어울리는 옷을 입었을 때 좋은 반응이 있을 것이고 남의 시선보다 자기만족이 중요하면 취향, 성향, 선호도에 맞는 옷을 입으면 된다.

교집합 잘 찾는 법, 누구의 만족을 원하는가 

자기만족이 중요한 사람들은 교집합을 찾을 일이 별로 없다. 그냥 원하는 대로 입으면 되니까. 문제는 타인에게도 잘 보이고 싶은 사람들이다.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특정한(호감인) 느낌으로 전달되길 바라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결국 교집합이란, 좋아하는 옷과 어울리는 옷의 교집합이 아닌, 입었을 때 내 모습이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찾으면 그게 바로 좋아하는 옷이 된다.

77 사이즈의 B씨는 오랜 육아휴직 끝에 복직했다. 캐주얼 룩을 좋아하지만 평소 입던 펑퍼짐한 티셔츠와 펑퍼짐한 바지가 출근룩으로는 너무 후줄근하다고 생각해 스타일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그런데 쇼핑 코칭에서 추천받은 아이템은, 평소에도 잘 입는 캐주얼 룩이었다.

다른 점은 어울리는 색과 디테일이 조금 들어가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는 것. 또 일반 운동화에서 벗어나 플랫슈즈, 로퍼, 반짝이는 부자재가 들어간 운동화로 전체 룩에 활력을 심어주었다. 밝고 활발한 이미지와 싱크가 맞는, 그러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캐주얼템으로 바꾸고 나니 일상에서나 직장에서나 어울리는, 입고 싶은 룩이 되었다.

이처럼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고 싶은 사람들은 특정 상황에서 바라는 이미지가 정해져 있는데 1) 편하면서 세련되게 2) 적당히 단정하게(너무 정장스럽지 않게) 3) 기본템으로 생기있게이다. 그런데 종합해보면, 이런 3가지 말은 다 같은 말이며 결국은 "실용적인 아이템으로 일상에서나 업무에서나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러니 우선은 자기 이미지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이미지는 자기가 판단한 것 하나와 남들(최소 5명)이 판단한 것 여러 개를 비교해야 정확하다. 그런 다음 삶에서, 상황에서 타인에게 어떤 느낌으로 전달되고 싶은지 이미지라는 내적 자원을 기준 삼아 옷이라는 외적 자원을 잘 섞어 표현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에만 업로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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