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만 더”…노상현이 만든 기적 [쿠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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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젊은 배우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미국 시상식에서 애플TV+ '파친코' 배우들을 대표해 상을 받으며 "저를 여기 남겨둔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농담하던 여유로운 모습과는 영 딴판이었다.
이별 후 4년 만에 '영 앤 리치' CEO로 성공한 수호처럼, 노상현의 삶도 '파친코'를 만난 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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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젊은 배우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미국 시상식에서 애플TV+ ‘파친코’ 배우들을 대표해 상을 받으며 “저를 여기 남겨둔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농담하던 여유로운 모습과는 영 딴판이었다. 지난달 22일 서울 화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노상현은 신중하면서도 열정적이었다. 친절하고 신실한 목사(‘파친코’ 이삭), 유능하고 세련된 공무원(tvN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이상욱) 등 ‘알파 남’ 역할을 주로 맡는 이유가 눈에 보였다.
지난달 전편이 공개된 디즈니+ ‘사운드트랙#2’에서도 그는 근사하다. 업계 3위 콘텐츠 회사를 이끄는 젊은 사업가 지수호를 연기한다. 깔끔하게 넘긴 머리카락과 검은 정장이 그의 엄격하고 예민한 성격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수호는 대학 시절 낭만쟁이였다. 눈치가 없었고 현실감각은 더 없었다. 그는 꿈속에 살았다. 6년간 연애한 도현서(금새록)와 헤어진 이유도 그 꿈 때문이었다. 꿈을 포기해야 하는 현서의 사정은 알지도 못한 채 “아등바등 앞만 보고 살면 일단 인생이 재미가 없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노상현은 수호에게서 자신을 봤다. 그는 미국 뱁슨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가 배우의 꿈을 따라 한국에 왔다. 과정이 쉽진 않았다. 영화 단역으로 연기를 시작하고도 앞길이 훤히 열리진 않았다. 노상현은 “막연히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티다가 군 복무를 하며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했다. 전역 후엔 딱 1년만 더 최선을 다해보자고 나와 약속했다”고 돌아봤다. 배수의 진을 쳤을 때 만난 작품이 ‘파친코’였다. 이민진 작가가 쓴 동명 소설을 각색한 이 드라마는 해외에서 “2022년 최고의 TV 시리즈”(영국 이코노미스트)라고 호평받았다.
이별 후 4년 만에 ‘영 앤 리치’ CEO로 성공한 수호처럼, 노상현의 삶도 ‘파친코’를 만난 후 달라졌다. SNS에선 “이삭 역의 배우 이름이 뭐냐”거나 “이삭을 연기한 노상현이 말도 안 되게 멋지다”는 해외 시청자의 글이 쏟아졌다. “기회가 많아졌다”고도 했다. 노상현은 ‘파친코’ 이후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와 KBS2 ‘커튼콜’에 출연했다. 박상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에도 캐스팅됐다.
노상현은 “수호는 처지가 달라졌을 뿐 사람이 달라지진 않았다”고 생각하며 ‘사운드트랙#2’를 찍었다. 그 역시 그렇다. 단역에서 주연으로 역할 크기는 달라졌어도 “더 많이 배우며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했다. “장기 두는 게 취미”라서 “작품 반응을 어디서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이 엉뚱한 배우는 여전히 처음의 자리에 마음을 두며 앞날을 헤쳐 나가고 있다.
“연기가 재밌을 것 같단 막연한 호기심으로 이 일을 시작했어요. 그땐 아무것도 몰랐어요. 어떻게 해야 캐스팅되는지, 어떻게 하면 연기를 더 잘할 수 있는지…. 저 자신과 세상을 모르던 혼란스러운 시기였어요. 그래도 재밌었어요. 계속 연기하겠다고 다짐한 채 (대학에) 복학했는데, 전업 배우가 되니 어려움이 (예상했던 것의) 곱하기 십만 배쯤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재미와 성취감이 있습니다. 더 잘하고 싶고 더 발전하고 싶어요. 이런 마음이 변하거나 없어지는 게 가능이나 할까요.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제 앞에 놓인 일들을 차근차근 해나가려 해요.”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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