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치지직' 돌풍…"사업가치 1조원" [IT인사이드]

박해린 기자 2024. 1. 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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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박해린 기자]
<앵커> IT업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박해린 기자의 IT인사이드 시간입니다.

박 기자, 세계 최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막대한 망 이용료를 이유로 다음달 우리나라에서 철수하겠다고 결정했죠.

그런데 트위치의 빈자리를 네이버가 꿰차고 있다고요?

<기자> 네이버가 '치지직'이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며, 트위치의 이용자들을 흡수하고 있는데요.

아직 베타 테스트 기간임에도 스트리머와 이용자들의 반응 모두 좋습니다.

지난 20일 베타시작 하루 만에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모두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고요.

침착맨 등 인지도가 높은 스트리머들도 시험 방송에 참여하며, 약 열흘간 하루 평균 방문자 수(DAU)가 37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높은 화질과 다시보기 서비스입니다.

트위치와 달리 치지직은 최대 1080픽셀, 초당 60프레임급 고화질 해상도와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하며,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네이버는 올 상반기 치지직을 정식 출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렇게 반응이 뜨겁다보니 더 속도감 있게, 트위치가 완전히 철수하는 2월 말에 조기 출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박 기자, 뉴스만 하더라도 1080픽셀로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왜 그래픽이 중요한 게임 관련 영상을 그동안에는 별로 안 좋은 화질로 보고 있었던 겁니까?

<기자>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재작년부터 낮춘 건데,

이를 두고 트위치는 막대한 망 이용료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2021년 트위치는 방송통신위원회에 국내 매출이 18억원밖에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 했습니다.

매출이 이렇게 나오지 않는데, 망 이용료 부담이 크다며,

결국 화질도 낮추고,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한 겁니다.

트위치는 이번 사업 철수의 이유로도 막대한 망 이용료를 꼽았습니다.

<앵커> 매출이 18억원이라고요?

1위 사업자도 망 이용료로 백기를 든 마당에 네이버는 왜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겁니까?

<기자> 크게 두가지 이유입니다.

먼저 시장에선 게임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세계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5조원에서 2028년 약 23조7천억원(한화 기준)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아울러 치지직은 네이버의 생태계를 확장시키며, 트위치보다 월등한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가 통신사들에게 망사용료로 연간 700억원 정도 내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치지직이 정식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이 비용도 크게 늘어날 겁니다.

다만 거의 광고 수입에 의존했던 트위치와는 달리 네이버는 광고와 더불어 간편결제, 커뮤니티, 커머스 등 다른 서비스들과의 시너지가 예상됩니다.

가령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장 핵심적인 수익 모델인 '후원'을 네이버페이로 할 수 있다는 점은 네이버에게도 이용자에게도 큰 장점입니다.

아울러 네이버 측은 당장은 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치지직을 통해 젊은 이용자들을 많이 유입시키는데 기대를 걸고 있고, 특히 숏폼 부문에서 기대가 큽니다.

이용자들의 체류시간과 트래픽을 늘리면서 중장기적으로 광고 단가 또한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올투자증권은 "국내 트위치 스트리머를 영입하고 유저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하면 치지직의 사업 가치는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트위치 매출이 18억원인데, 치지직은 사업 가치가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요?

<기자> 매출과 사업가치는 전혀 다른 개념이기도 하고요.

트위치가 망 이용료 부담을 호소하기 위해 매출을 축소해서 공개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에 철수하는 것도 다른 경영상 이유 때문에 철수하면서 망 비용을 표면에 내세운 것이란 겁니다.

네이버의 사업가치를 1조원이라고 전망한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2022년 트위치코리아의 매출을 약 2천억원으로 추산했습니다.

2위 사업자인 아프리카TV의 연매출도 꾸준히 우상향하며 3천억원을 웃돌고 있어 트위치 코리아의 매출은 18억원 보다는 2천억원이 신빙성이 커 보입니다.

<앵커> 2위인 아프리카TV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트위치 철수에 따른 수혜를 받는 겁니까, 오히려 경쟁자 치지직의 등장에 이용자들을 빼앗기는 겁니까?

<기자> 아프리카TV에게도 기회라는 것은 주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트위치 철수 결정 후 현재 아프리카TV의 주가는 약 30%정도 올랐습니다.

물론 치지직이 아프리카TV의 강력한 경쟁자이긴 하지만

주요 스트리머 및 콘텐츠와 이에따른 이용자 성향이 다를 수밖에 없거든요.

특히 치지직은 네이버라는 강력한 플랫폼 아래서 규제가 따를 겁니다.

증권가에선 네이버의 치지직으로 많은 게임 스트리머들이 이동하겠지만 수익이 높은 여성 스트리머 대부분이 아프리카TV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큰 수혜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치지직의 돌풍을 보며, 아프리카TV는 새 사명을 '숲(SOOP)'으로 바꾸는 등 전면 개편을 예고하며, 이용자와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산업부 기자였습니다.
박해린 기자 hlpar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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