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앙 일대에 교회 수십개 “피해 클텐데 길이 끊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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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10분쯤이었을 거에요. 식사를 준비하는 데 천지가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두 자녀는 식탁 아래로 피했고 저는 뜨거운 냄비가 쏟아질까 봐 잽싸게 들었죠. 늘 있는 지진이라 금방 끝나겠지 했는데 그날은 평소와 달리 진동이 너무 컸고 또 길게 이어져 이러다 큰 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이시카와현에는 수십 개의 교회가 있는데 아마 적지 않은 교회가 큰 피해를 보았을 거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큰 지진으로 또 다시 아픔에 빠진 일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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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진이 나 아픔에 빠진 일본 위해 기도해 달라” 호소 이어져
“오후 4시 10분쯤이었을 거에요. 식사를 준비하는 데 천지가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두 자녀는 식탁 아래로 피했고 저는 뜨거운 냄비가 쏟아질까 봐 잽싸게 들었죠. 늘 있는 지진이라 금방 끝나겠지 했는데 그날은 평소와 달리 진동이 너무 컸고 또 길게 이어져 이러다 큰 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앙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와 직선거리로 100여㎞ 떨어진 가시와자키시 니가타 성서학원 신학과에서 유학 중인 이준석 선교사가 전한 지난 1일의 일촉즉발 상황이다. 이 선교사는 일본 현지 교회에 CCM ‘꽃들도’(花も·하나모)를 알린 주인공이다. 이 곡은 한글로도 불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선교사는 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지진이 잦아든 뒤 우리 가족이 있던 목조 기숙사에서 나와 본관 건물로 대피해 꼬박 하루를 지낸 뒤 돌아왔다”면서 “하지만 방송에서 며칠 사이에 큰 지진이 다시 올 가능성이 있다고 해 피난 가방을 가까이에 두고 초조한 일상을 살고 있다. 작은 규모의 여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시카와현에는 수십 개의 교회가 있는데 아마 적지 않은 교회가 큰 피해를 보았을 거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큰 지진으로 또 다시 아픔에 빠진 일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진이 난 지역은 일본기독교단 중부교구 관할이다. 현재 교단 홈페이지에 교회 피해 상황이 올라오고 있는데 여러 교회 중 와지마교회의 피해가 컸다. 가토 미키오 중부교구장은 “와지마교회로 가는 길이 거의 다 끊겨 직접 지원은 불가능하다”면서 “교회 회계 담당자의 집이 전소해 교회 통장과 예비비 등이 모두 사라졌고 교회 지붕이 무너지면서 출입문이 붕괴해 출입이 쉽질 않아 예배당 안에 있던 물건을 교회 밖으로 뺄 수도 없다”고 전했다.
지진은 진앙에서 300㎞ 정도 떨어진 도쿄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35년간 노숙인 사역을 하는 신복규 선교사는 “지진 발생이 다반사인데 보통 진앙 근처에서도 10초 남짓 이어지고 마는데 이번처럼 먼 곳에서도 진도 3에 달하는 지진이 발생한 건 손에 꼽을 일”이라고 밝혔다.
신 선교사에 따르면 한국인 선교사들의 네트워크인 재일한국기독교연합회 소속 교회와 선교사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 선교사는 “지진이 너무 커 손 쓸 새도 없이 집 260채가 고스란히 타버렸고 길이 끊겨 소방차도 접근하지 못하는 등 진앙 상황이 아주 열악하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한국교회의 중보기도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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