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고객 최우선'…올해는 공염불 그치지 않기를

송화정 2024. 1. 3. 11: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신년 벽두에는 주요 인사들의 신년사가 쏟아진다.

기업을 이끄는 CEO의 신년사에는 지난해의 성과에 대한 평가, 시작되는 해의 계획 그리고 직원들에 대한 위로와 당부 등이 담긴다.

올해 대부분 증권사 CEO의 신년사에서 '고객 최우선', '고객 중심 경영', '고객 신뢰 회복', '고객 가치 제고' 등 고객 관련 키워드가 빠지지 않았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는 말은 올해뿐 아니라 매년 증권사 CEO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는 내용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CEO 신년사로 강조
무너진 신뢰 실질적 개선 기대

신년 벽두에는 주요 인사들의 신년사가 쏟아진다. 기업을 이끄는 CEO의 신년사에는 지난해의 성과에 대한 평가, 시작되는 해의 계획 그리고 직원들에 대한 위로와 당부 등이 담긴다. 그래서 신년사를 보면 그 기업이나 조직이 한 해의 밑그림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올해 대부분 증권사 CEO의 신년사에서 '고객 최우선', '고객 중심 경영', '고객 신뢰 회복', '고객 가치 제고' 등 고객 관련 키워드가 빠지지 않았다. 또한 기본과 원칙을 지키자는 내용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 등이 언급됐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미래에셋증권은 고객을 위해 존재하며 모든 의사결정의 시작이자 종착점은 고객"이라며 "그동안 회사가 고객동맹, 고객가치를 최우선시한다고 이야기해 왔는데 의사결정 과정에서 회사의 이익을 고객의 이익에 우선시한 것은 없었는지 냉정하게 자성해보자"고 강조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결국 모든 것의 기본과 시작은 고객이 돼야 하고 시장이 어려울수록 고객에게 좀 더 다가가야 한다"면서 "어려운 환경일수록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눈높이를 맞추고 내가 더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찾아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해서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는 "고객이 최우선이라는 KB증권의 고객중심 신념을 영업과 업무에 깊이 내재화해야 한다"면서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고객 중심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문화를 확산시켜 고객중심의 KB증권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는 말은 올해뿐 아니라 매년 증권사 CEO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는 내용이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지만 매번 등장함에도 고객 입장에서는 와닿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매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데도 고객을 실망시키고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주가조작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박살냈고 증권사 직원들의 비위 행위도 다수 발생하며 고객을 실망시켰다. 심지어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이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 업무실태를 조사한 결과 9개 증권사에서 고객 계좌의 손실을 불법 자전거래를 통해 다른 고객의 계좌로 전가하거나 고객의 투자손실을 증권사 고유자산을 통해 보전하는 등 위법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이에 지난달 증권사 CEO들은 한자리에 모여 올 한해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들을 반성하며 윤리경영 선포식을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CEO들은 내부통제 역량 강화, 건전한 영업문화 조성,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 구체적 윤리경영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내부통제 강화, 건전한 영업문화 조성 등은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마다 되풀이되는 얘기들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신뢰 회복은커녕 구태의연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갑진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새해를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작한 만큼 올해는 고객 최우선이라는 구호가 공염불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승천하는 푸른 용처럼 고객을 위하는 마음도 쭉쭉 뻗어나가 말로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송화정 증권자본시장부 차장 pancak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