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이 처음으로 공개한 박근혜 "대전은요?" 비화
[박소희 기자]
▲ 2일 오전 부산에서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후 헬기로 서울 노들섬까지 이송된 후 구급차편으로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응급실앞에 경찰이 통제선을 설치하고 있다. |
ⓒ 권우성 |
윤 전 장관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광기의 시대"라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특히 그렇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침마다 뉴스를 보면 정당 대표나 중진들이 회의하면서 얘기하는 게 나오는데, 굉장히 폭력적인 어휘가 많다. 과격하다. 품격이 없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참 대단한 건데 저런 언어를 정치 지도자들이 구사하면 자기도 모르게, 특히 젊은 사람들 귀에 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장관은 "정치 지도자들이 언어 순화부터 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가 앞으로 이게 큰 문제가 되겠다 하는 생각을 혼자 할 때가 있다"며 "누가 더 자극적인 말을 구사하냐 하는 경쟁하는 것 같다. 점점 더 격렬해지는 게, 어제보다 더 새로운 자극적인 말을 찾아야 되니까 이게 무의식 중에 국민한테 주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성지지자들이 소위 '사이다' 발언에 열광하는 현상을 두고도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자기 지지자들이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도, 정치는 그런 게 아니다. 그렇게 하면 안된다라고 해야지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것이지 않나. 반성해야 된다. 성찰해야 되고. 언어의 품격을 좀 찾아서 해야 한다."
윤 전 장관은 '경호 강화'가 완벽한 해법이긴 어렵다고도 봤다. 그는 "전에 박근혜 대표 때도 (제가) 당에 있을 때인데 테러를 당하지 않았나. 그러니까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자꾸 반복해서 일어나는 거는 정말 좋지 않은 현상"이라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인이 저게 쉽지 않다. 대중들하고 섞여야 되는데, 항상 그런 경우에 위험이 따른다. 김영삼 대통령 모시고 있을 때도, 경호원은 다 동선 미리 짜놓는데 김 대통령은 그걸 마음대로 벗어났다"고 소개했다.
▲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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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장관은 또 '이번 일이 총선에 영향을 주겠냐'는 질문에 "선거가 임박한 게 아니라서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으나 예상하는 것만큼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사람들이 놀라긴 했으나 이것 때문에 정치적 태도를 바꿀 것 같진 않다"고 답했다. 그는 박근혜씨가 2006년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50대 남성이 휘두른 커터칼에 다친 뒤 입원 중 "대전은요"라고 물었다고 보도되고, 그 결과 당시 한나라당에 열세이던 판세가 뒤집힌 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봤다.
윤 전 장관은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여부도 아직 가능성이 완전히 닫히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탈당을 못 할 거라고 단정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일단 분위기 자체는 냉각이 됐다"고 했지만 "이 대표가 중상을 입으신 게 아니라면, 금방 회복이 된다든가 이렇게 알려진다면 이게 석 달 후까지도 이낙연 전 총리 같은 분의 행동을 크게 제약하는 요소가 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장관은 '대전은요'의 비화도 털어놨다. 그는 "제가 그때 선거 실무를 책임지고 있을 때인데, 박(근혜) 대표를 아주 측근에서 모시고 다닌 구상찬 위원장한테 전화가 왔다. '조금 있으면 마취에서 깨어나실 텐데 첫 마디를 뭐라고 그러냐' 그래서 둘이 의논을 했다"며 "내가 '길면 안 된다' 했더니 그 친구가 그때 대전이 아주 백중세라서 관심의 초점이었을 때다. 그러니까 '대전 관련해서 하는 게 어떨까요? 대전, 대전은요?' '그거 됐다. 그렇게 발표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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