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절친' 레길론, 맨유 임대 '조기 종료'…그러나 자리가 없다→독일행 불가피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임대된 세르히오 레길론이 원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 복귀한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3일(한국시간) "맨유가 레길론에 대한 임대 계약을 중단하는 조항을 발동했다. 이로써 레길론은 토트넘에 복귀할 것"이라며 "레길론의 임대 조건에는 1월에 복귀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맨유는 해당 조항을 발동했다"라고 전했다.
스페인 출신의 레프트백으로 세계적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뛰었던 레길론은 한 때 스페인과 레알의 왼쪽 측면을 책임질 유망주로 각광 받았다.
레알 1군 데뷔시즌이었던 2018-19시즌에는 리그에서만 22경기에 출전해 3도움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당시 레알은 훌렌 로페테기 감독과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 체제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라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 챔피언스리그는 16강에서 탈락하며 좋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결국 솔라리가 떠나고 지네딘 지단이 감독직으로 복귀했고, 지단 체제에서 레길론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레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2019-20시즌 같은 라리가 소속의 세비야로 임대된 레길론은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리그 31경기 2골4도움으로 주전 레프트백으로 활약했으며 유로파리그에서도 결승전까지 5경기에 출전해 1골1도움을 기록하면서 세비야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이후 세비야에서 임대를 마치고 레알로 복귀한 레길론은 2020/21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잉글랜드 무대에 발을 들였다. 레프트백 답게 왼쪽 공격수로 뛰고 있던 손흥민과 호흡을 맞출 일이 많았다. 이적 초반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레길론은 스페인 선수 특유의 패스 플레이와 과감한 오버래핑 등을 앞세워 손흥민과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같은 라인에서 뛰면서 절친이 됐다. 이적 첫 시즌 기록은 리그 27경기 4도움으로 준수했다.
하지만 2021/22시즌 부상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성적은 25경기 2골3도움으로 전 시즌과 비교하면 더 좋았지만 경기력 자체는 확연하게 떨어졌다. 특히 실수가 잦아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부임한 후에는 라이언 세세뇽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2022/23시즌을 앞두고는 콘테의 애제자 이반 페리시치까지 영입되면서 더욱 설 자리를 잃었다. 정기적인 출전을 위해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임대돼 반등을 모색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지난 여름 토트넘으로 복귀했다.
토트넘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부임해 팀 리빌딩이 진행 중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프리시즌 동안 레길론의 기량을 점검했으나 이번 시즌 함께하는 게 아닌 재임대를 택했다. 그 행선지가 바로 맨유였다.
맨유는 레프트백 루크 쇼, 타이럴 말라시아가 부상으로 쓰러져 레프트백 자원이 전멸한 상황이었다. 마침 토트넘에서 입지가 좁아진 레길론이 딱 맞는 매물이었고, 맨유는 레길론을 급하게 임대해 부상 공백을 최소화했다.
레길론은 전반기 동안 소방수 역할에 충실했다. 프리미어리그 9경기에 출전하긴 했지만 풀타임을 소화한 건 한 경기 밖에 없었다. 선발 출전한 경기도 4경기에 불과했으며 보통 후반 교체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 말까지 임대 기간을 다 채우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스포츠 전문 매체 '토크스포츠'도 지난달 2일 "레길론이 맨유에 조금 더 오래 남을 수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
레길론은 이적 후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지난 10월 말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차전 덴마크 코펜하겐전에서 부상 후 복귀해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한 때 말라시아가 지난 여름 입은 부상을 회복하기 위해 재활을 진행하다 부상이 더 악화돼 수술대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맨유는 구단 성명문을 통해 해당 소식을 전하며 "말라시아가 무릎 부상을 회복하다가 문제가 생겨 추가 수술을 진행해야했다"며 "말라시아의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현재 훈련장서 회복하고 있다. 그는 내년 초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말라시아의 복귀가 1월 이후로 미뤄진다면 맨유는 왼쪽 수비수가 부족하게 된다. 미드필더 소피안 암라바트, 디오구 달로, 그리고 쇼가 돌아가며 경기에 출전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전력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레길론은 맨유에 조금 더 오래 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레길론의 기량이 아주 만족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쓸만하다는 평가도 맨유가 내리고 있다.
당시 '토크스포츠'는 "만약 말라시아가 회복하는 것에 성공했다면 1월 레길론은 맨유와의 임대 계약을 해지당하고 토트넘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그러나 말라시아의 수술이 추가되며 복귀 예상 기간이 뒤로 밀렸기 때문에 레길론은 맨유서 더 오래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결론은 토트넘 조기 복귀였다. 그는 빠른 발과 스페인산 축구 선수 특유의 감각적인 기술로 측면에 활로를 제공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그의 단점이 도드라지며 토트넘에서의 입지 악화가 당겨졌다. 영국인 사업가 짐 랫클리프가 맨유 지분 25%를 인수하며 경영에 본격적으로 관여하게 된 것도 변수가 됐다. 랫클리프는 맨유 선수단 전체를 다시 들여다보며 구조조정하길 원하는 상태다.
레길론과의 동행이 2025년 종료되는 가운데, 토트넘은 현재 왼쪽 수비수 자리에 데스티니 우도기를 투입하여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우도기는 우월한 신체능력과 파괴력을 앞세워 좌측면을 휘젓는 능력을 가진 좋은 선수다. 레길론이 토트넘으로 복귀한다면 설 자리가 없기 때문에 그 또한 맨유서 더 많은 기회를 얻길 바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디애슬레틱은 "쇼가 복귀하고 말라시아도 복귀에 가까워졌다. 맨유는 챔피언스리그와 리그컵에서 모두 탈락해 시즌 후반기 경기 수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레길론의 임대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레길론이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토트넘에선 여전히 자리가 없다. 이번 시즌부터 주전 레프트백으로 뛰고 있는 데스티니 우도기가 환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레길론이 비집고 들어오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우도기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으며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리그 20경기에 출전했고, 17경기가 선발이었다. 최근에는 2030년까지 토트넘과 재계약을 체결하며 자신의 미래를 맡겼다. 토트넘도 우도기의 기량에 크게 만족한 모습이다.
여기에 센터백과 레프트백을 모두 볼 수 있는 만능 백업 자원인 벤 데이비스가 버티고 있으며, 라이언 세세뇽도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경쟁이 쉽지 않다.
미국 CBS스포츠는 "레길론은 포스테코글루의 게획에 적합하지 않다. 맨유로 향하기 전에도 설 자리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레길론은 이번 달 임대 혹은 완전 이적으로 다른 팀으로 떠날 수 있다"라면서 "레길론의 복귀는 토트넘이 1군에 5명의 레프트백을 보유하게 됨을 의미한다"라고 토트넘이 곧바로 레길론을 처분해 교통정리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레길론 외에도 태국계 공격수 유망주 주드 순섭-벨을 하부리그 팀으로 임대 보내는 등 1월 시작하자마자 선수단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3일 "토트넘 21세 이하(U-21) 인재 주드 순섭-벨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과 리그1(3부) 구단들의 관심을 끌고 있어 1월에 임대로 구단을 떠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1월 1일이 되면서 겨울 이적시장이 문을 열었다. 유럽 클럽들은 한국시간으로 2월 2일 오전 8시까지 문을 여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2023-24시즌 후반기를 앞두고 전력 보강을 진행하거나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들을 내볼 수 있다.
겨울 동안 어떤 깜짝 이적이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토트넘이 2004년생 잉글랜드 공격수 유망주 주드 순섭-벨을 하부리그 팀으로 임대를 보낼 계획을 세웠다.
어머니가 태국인인 태국계 공격수 순섭-벨은 2020년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빅클럽 첼시 유소년 팀에 입단했다. 첼시 U-18팀에서 뛰는 동안 25경기에 나와 23골 2도움을 올리며 두각을 드러낸 그는 U-21, U-23팀에서 뛰기 시작했고, 2021-22시즌 리그컵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1군 데뷔전까지 가졌다.
17살 어린 나이에 프로 데뷔까지 하면서 장래가 기대됐지만 첼시 1군 경기 출전은 리그컵 데뷔전이 끝이었다. 결국 순섭-벨은 미래를 위해 2023년 1월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새 둥지를 틀었다.
현재 토트넘 U-21팀에 속해 있는 순섭-벨은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구단으로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2023-24시즌 전반기 동안 그는 12경기에 나와 9골 5도움을 기록하면서 동나이대 선수들 중엔 적수가 없다는 걸 보여줬다.
다만 토트넘 1군엔 클럽 주장이자 월드 클래스 공격수 손흥민과 오랜 시간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활약한 브라질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있어 계속 유소년 경기만 뛰었다. 또 지난 여름 토트넘은 아르헨티나 공격수 유망주 알레호 벨리스까지 영입했다.
토트넘은 순섭-벨이 실전 경험을 통해 더 많은 성장을 하도록 이번 겨울 이적시장 기간 동안 임대 영입 제안을 들어볼 계획이다. 마침 하부리그인 잉글랜드 챔피언십과 리그1에서 관심을 보여 출전시간을 보장해 줄 경우 임대 이적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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