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 경영진이 사외이사 간섭 못하는 구조…걱정말라"

최서윤 2024. 1.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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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재 포스코홀딩스 CEO 후추위원장 전화통화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 발언에 작심 반박
"입장문내 '개인 자유' 언급, 0.1%도 연임 시사 아냐"
"새벽 1시 입장 발표는 늦은 밤 회의 결과"

"현직 회장의 연임 의사는 차기 후보 심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사할 테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 선임과정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 발언에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위원장이 작심 반박했다. 경영진이 사외이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구조 자체가 짜여져 있다고 날을 세운 것이다. 박 위원장은 김 이사장의 발언 직후인 지난달 29일 포스코홀딩스 반박 성명서를 낸 주인공이다. 그는 연휴가 지난 직후 육성을 통해 CEO 선임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2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절차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현 CEO가 있는 동안 사외이사들이 선임됐다고 (그게 문제라고) 그러는데, 두 번 연임했는데 그동안 사외이사들이 연임되지 안 될 수가 있나"라며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포스코는 경영진이 사외이사를 일절 간섭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못 박았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5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주관 '혁신기술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그룹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선임은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자격심사와 후보 추천을 담당한다. 원로급 인사 5인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이 선임 예정 사외이사의 3배수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제안하면, 자격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그는 "사외이사후추위가 후보를 추려 주주총회에 바로 상정하기 때문에 현 경영진은 구조적으로 참여할 수 없고 누가 후보로 올라가는지도 알 수 없다"며 "현 회장 임기 내에서 선임됐다는 건 회장 임기 기간 열린 주총 때 선임됐다는 이야기이지 현 회장과는 아무 관계 없다"고 했다.

그는 후추위 입장문에서 ‘현 회장의 연임은 개인의 자유’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현직 회장이 연임 도전을 하든 안 하든 후추위는 별 관심이 없다는 의미"라며 "연임에 도전한다고 해도 심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개인의 자유’라는 의미가 회장이 연임할 가능성이라는 해석에 대해선 "그 방점이 거기엔 0.1%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 사진제공=포스코그룹

박 위원장은 "회사와 국가를 위해 좋은 CEO를 뽑을 것"이라며 "내부, 외부 심지어 외국에서도 글로벌하게 추천받아 가장 훌륭한 사람을 모시겠다"고 했다. 후추위는 최근 외부 후보 추천을 받기 위해 국내외 서치펌(헤드헌팅 업체) 10개사를 선정했고, 주주 대상 후보 추천 절차도 시작했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지난달 19일 ‘신 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하고 회장 후보군 자격요건 5가지를 제시했다. ▲경영역량 ▲산업전문성 ▲글로벌 역량 ▲리더십 ▲통합/윤리다. 박 위원장은 "회사 미래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수시로 토론하고 전문가 자문도 거치면서 심사숙고해 정한 기준들"이라며 "이와 관련해 많은 논의를 거쳐 심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새벽 1시에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배포한 배경도 밝혔다. 그는 "국민연금 이사장 발언을 접하고 잘못 이해한 점을 즉시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았지만 후추위 구성원들이 각자 현직에 종사하고 있어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며 "모두 모일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이 늦은 밤이어서 그때 회의를 한 결과를 내보낸 것"이라고 했다.

후추위는 3일 4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국민연금의 지적도 저희보고 더 잘하라고 하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장 선출 과정에 대한 모든 것들을 투명하게 외부와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후추위는 주주 추천과 서치펌 추천을 오는 8일까지 진행한다. 선정된 서치펌 10개사에서는 최대 3명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 후보 추천이 완료되면 그 결과를 종합해 이달 중순까지 내·외부 롱리스트 후보군 20~30명을 공개할 예정이다. 내부 심사를 통해 ‘숏리스트’를 작성하고 이후 5명 내외 ‘파이널 리스트’로 압축해 내년 2월 중순까지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한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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