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들 "이재명 습격범, 성품 온순…소식 듣고 깜짝 놀라"
2일 부산시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남성은 충남 아산시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김모(67)씨로 파악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김씨는 “이 대표를 살해할 마음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측은 수사브리핑에서 “살인의 고의는 인정된다”고 말했다.
김씨가 사용한 흉기는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미리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 범행을 계획 범행으로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씨는 또 “(나는) 민주당에 가입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정당에 공문과 유선으로 김씨의 가입 여부 확인을 요청하는 등 그의 당적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피습된 이 대표는 이날 대항전망대에 올라 부산 현안과 관련한 견해를 밝힌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답했다. 이어 천천히 걸어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김씨에게 공격을 당했다. 수사 당국의 설명과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김씨는 “사인해 주세요. 사인해 주세요”라고 말하며 취재진 사이들 비집고 이 대표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갑자기 몸을 날려 오른손에 들고 있던 흉기로 이 대표 목 부위 왼쪽을 찔렀다. 당시 김씨는 머리에 ‘내가 이재명’이라는 글귀가 적힌 파란 종이 왕관을 쓰고 뿔테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가 사용한 흉기는 18㎝ 길이(날 길이 13㎝)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범행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습 상황을 유튜브 채널(바른소리TV)로 생중계했던 유튜버 진정화(50)씨는 “사인해 달라면서 (이재명 대표에게) 다가가 순식간에 흉기를 휘둘러 주변에 경찰이 있었지만, 미처 제지하지도 못했다”며 “대선 전후부터 이 대표를 따라다니며 방송을 하고 있어 지지자 얼굴은 대충 봐도 아는데 이 사람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직후 주변에서는 “악~” 하는 비명이 터져 나왔고, 미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 대표가 쓰러진 것을 보고 “뭐야, 뭐야, 뭐야”라며 당황하는 목소리가 섞이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 마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59)씨는 “가덕도 신공항 관련 마을 주민 이주 관련 요구안을 이 대표에게 전달하고 떠나려는 순간 파란 모자 쓴 사람이 사인해 달라면서 접근하더니 칼로 찔렀다”며 “칼날이 빠짝 서 있고 하얗게 번쩍 빛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13일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 현장을 찍은 유튜브 동영상에서도 등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영상을 보면 김씨로 보이는 인물이 이날과 마찬가지로 ‘내가 이재명이다’가 적힌 파란색 왕관 모양 머리띠를 하고 있으며 당 관계자의 제지로 인해 이 대표와 직접 접촉하진 못했다.
김씨는 인적 사항 등을 묻는 수사 당국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하며 답을 하지 않다가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면서 일부 내용을 진술했다고 한다. 김씨가 사는 충남 아산의 한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성품이 온순한 분인데 이번 사건의 범인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어안이 벙벙하다”고 말했다. 김씨를 15년 동안 알고 지냈다는 인근 부동산 대표 A씨는 “(김씨가) 민주당 당원인 것은 알았지만, 한 번도 정치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개인정보여서 김씨 당적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부산=위성욱ㆍ안대훈ㆍ김민주ㆍ백경서ㆍ이아미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장서윤 기자 jang.seo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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