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사가 바뀐다… 최정, 손아섭, 강민호, 양현종의 도전
SSG 랜더스 최정(37), NC 다이노스 손아섭(36),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39), KIA 타이거즈 양현종(36). 네 사람은 2024년 새로운 기록 달성에 도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2005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한 최정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8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어느덧 담장 밖으로 날려보낸 홈런은 458개. 최정이 올 시즌 10번째 홈런을 치게 된다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 홈런(467개)을 뛰어넘게 되기 때문이다.
최정은 항상 "내가 이승엽 감독님의 기록을 넘어도 실제로는 2위"라고 몸을 낮춘다. 이승엽 감독이 일본야구에서 뛴 기간(8년)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일본에서 159홈런을 쳐 한·일 통산 626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정의 기록도 대접받아야 한다. 큰 부상 없이 자신의 기량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29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여전한 장타력을 뽐냈다. 무엇보다 대단한 건 여전히 3루수로 뛰면서 낸 성적이라는 점이다. 최정은 "이승엽 감독님과 함께 홈런 부문에서 언급되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데, 최다 홈런 기록에 근접했다는 게 정말 믿기지 않는다. 어떤 감정을 느낄 지 나도 궁금하다"고 했다.
손아섭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다. 통산 타율 4위(0.322, 3000타석 이상)에 올랐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현역 선수 중에선 팀 동료 박건우(0.326)에 이은 2위가 됐다. 지난 시즌엔 데뷔 16년 만에 타격왕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2022시즌 침체를 겪었지만, 이를 악물고 타격 폼을 수정한 덕분에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손아섭은 또다른 이정표에 도달하게 된다. 박용택 해설위원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 안타다. 2020년 은퇴한 박용택은 통산 2504안타를 기록했다. 손아섭은 지난해까지 2416안타를 쳤다. 89개만 보태면 박용택을 추월한다. 지난 시즌의 기세라면 여름이 되기 전에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손아섭 스스로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또 하나의 기록도 갖고 있다. 역대 최다 출전이다. 은퇴 이후 2년 만에 치른 2022년 은퇴 경기까지 포함해 총 2237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 기록도 올해 새로운 주인공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까지 2233경기에 나선 강민호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5경기만 더 뛰면 강민호가 최다 출전 선수가 된다.
강민호는 고졸신인이었던 2004년 3경기에 나섰고, 이후 2014년(98경기)을 제외하면 매년 100경기 이상 뛰었다. 강민호는 체력 부담이 큰 포수라는 사실이다. 통산 포수 출전 경기가 2000경기가 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지명타자나 대타로 나선 경기가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강민호는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지난해에도 144경기 중 125경기에 출장했고, 그 중 101경기에서 포수로 나섰다. 올해도 삼성의 주전 포수는 강민호다.
프로야구 투수 통산 최다 기록의 상당수는 송진우가 갖고 있다. 최다승(210), 최다이닝(3003), 탈삼진(2048) 1위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다. 하지만 탈삼진 왕좌에는 양현종이 새롭게 앉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1947개의 스트라이크 아웃을 잡아낸 양현종이 102개를 추가하면 송진우를 넘어선다.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 기록을 이어가던 양현종은 지난해 9승(11패)으로 시즌을 마쳤다. 후반기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은 탓이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엔 회복세를 보이며 평균자책점을 3.58까지 낮췄다. 통산 탈삼진 1위 등극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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