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다음은 너’ 젤렌스키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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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잡으러 왔을 때 난 침묵했다. 내가 공산주의자는 아니니까/ 그들이 노조원들을 잡아갈 때도 침묵했다. 난 노조원도 아니니까/ 그들이 유대인을 끌고 갈 때도 난 침묵했다. 유대인도 아니니까/ 그런데 그들이 날 체포하러 왔을 때 날 지켜줄 이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어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끌고 가는 걸 방치하면 그들은 다른 유럽 아이들도 끌고 갈 것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권리 침해에 침묵하면 그들은 나중엔 전 세계 권리를 침해하고 유럽연합과 나토, 자유, 민주주의를 다 쓸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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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잡으러 왔을 때 난 침묵했다. 내가 공산주의자는 아니니까/ 그들이 노조원들을 잡아갈 때도 침묵했다. 난 노조원도 아니니까/ 그들이 유대인을 끌고 갈 때도 난 침묵했다. 유대인도 아니니까/ 그런데 그들이 날 체포하러 왔을 때 날 지켜줄 이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독일 목사 마르틴 니묄러(1892~1984)가 남겼다는 ‘처음 그들이 왔을 때’ 시 일부분이다. ‘침묵의 대가’로도 불리는 시는 사회적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할 때 인용된다. 그런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이 시를 연상케 하는 말을 했다.
젤렌스키는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유럽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우크라이나 아이가 아닌 유럽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끌고 가는 걸 방치하면 그들은 다른 유럽 아이들도 끌고 갈 것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권리 침해에 침묵하면 그들은 나중엔 전 세계 권리를 침해하고 유럽연합과 나토, 자유, 민주주의를 다 쓸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가 이 말을 한 건 그만큼 전황이 어려워서다. 2022년 초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금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이 거의 끊겼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까지 터지면서 점점 더 세상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탄약고도 바닥을 드러내 ‘겨울 위기론’이 돌고 있다. 반면 러시아의 공세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이러다 진짜 우크라이나가 패퇴하면 어떻게 될까. 이번 전쟁은 러시아가 자신들의 말을 안 듣는 서방 접경국들을 길들이려는 차원에서 우크라이나를 본보기로 침공하면서 벌어졌다. 그런데 러시아에 유리하게 전쟁이 귀결되면 러시아의 횡포에 침묵하는 유럽이 돼 있을 개연성이 높다. 서방의 연대도 현저히 약화될 것이다. 유럽과 민주 진영 국가들이 ‘다음은 너’라는 젤렌스키의 경고를 결코 흘려들어선 안 되는 이유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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