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왕회장 적통” 범현대家 브랜드 쟁탈전

김민영 2024. 1. 3. 04: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업명에 '현대'라는 이름이 들어가 얼핏 보면 한 그룹처럼 보이지만, 이들 기업은 각각 다른 그룹에 속해 있는 독립된 회사들이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선 현대라는 이름을 쓰는 기업이 어느 그룹에 속하는지 아는 것부터가 취업 준비의 시작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다른 그룹은 현대토건이 탄생한 1947년을 창립 연도로 내세우고 있으나, 현대차그룹은 1946년 설립된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출발선으로 제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HD현대-현대그룹
정주영 정체성 잇는 계승자 자처
‘현대’ 네임 밸류 제고·활용 골몰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현대엘리베이터, HDC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 현대해상….

기업명에 ‘현대’라는 이름이 들어가 얼핏 보면 한 그룹처럼 보이지만, 이들 기업은 각각 다른 그룹에 속해 있는 독립된 회사들이다. 그러나 이름만으로 구분하긴 어렵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선 현대라는 이름을 쓰는 기업이 어느 그룹에 속하는지 아는 것부터가 취업 준비의 시작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각 그룹사도 어떻게 하면 현대라는 ‘네임 밸류’(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정도)를 높일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

범현대가(家)그룹의 ‘현대 브랜드’ 쟁탈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각 그룹은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계승자를 자처하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 그룹사가 나뉜 배경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일어난 소위 ‘왕자의 난’ 이후 이뤄진 계열 분리 때문이다. 당시 정 명예회장 사후 형제들끼리 갈등이 빚어졌고, 계열사를 쪼개고 붙이는 과정을 거치며 하나의 ‘현대그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최근 들어 범현대가 중 현대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키워나가는 곳은 HD현대다. 2022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HD 현대로 사명을 변경하고 기업이미지(CI)도 바꿨다. 젊고 세련된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조선과 중공업에서 벗어나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산업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시도다. ‘현대’를 글로벌 브랜드화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오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 3년 연속 참가해 해외 고객 등 세계에 HD현대 브랜드를 알릴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정 명예회장의 손자다.

현대그룹은 고유의 정체성 지키기를 전략으로 삼고 있다. 현대그룹은 1957년부터 상징으로 사용해온 황금색과 초록색 삼각형 로고를 여전히 쓰고 있다.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현대무벡스, 현대경제연구원 등도 같은 로고를 사명 앞에 붙인다. 이 삼각형 로고는 인류 건축을 상징하는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형상화한 것으로, 황금색과 초록색은 새싹이 자라 녹음이 되듯 영원히 새롭게 번영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현정은 회장 취임 이후 사세는 급격히 기울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압도적인 국내외 인지도를 바탕으로 현대라는 브랜드의 헤리티지(유산)를 앞세우고 있다. 정 명예회장의 DNA가 온전히 담겨 있는 것이 ‘자동차’임을 강조한다. 다른 그룹은 현대토건이 탄생한 1947년을 창립 연도로 내세우고 있으나, 현대차그룹은 1946년 설립된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출발선으로 제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다른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