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극악한 ‘정치 테러’… 극한 대결 정치의 치명적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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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은 어떤 경우에도 묵과할 수 없는 테러다.
한국 사회가 이미 수십년 전 겪었던 정치판의 테러 범죄, 이제는 극복했다고 여겼던 그 후진적 폭력이 2024년의 총선을 앞두고 되살아났다.
후진적 정치 테러를 낳은 후진적 정치 문화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이런 일은 언제든 다시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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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은 어떤 경우에도 묵과할 수 없는 테러다. 새해를 맞아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지지자를 가장한 이에게 공격을 당했다.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명을 지르고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목의 정맥이 손상되는 중상을 입었는데, 만약 동맥이 다쳤다면 생명이 위태로웠다. 지난달 이 대표의 부산 방문 현장에도 나타났었다는 범인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살인 의도가 있었음을 감추지 않았다. 계획된 범행이었다. 제1 야당 대표의 목숨을 노린 끔찍한 테러가 백주대낮에 버젓이 자행되는 나라. 결코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일 수 없다. 철저한 수사로 사건의 전모를 명백히 밝히고, 엄중한 처벌을 통해 우리 사회가 이런 테러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선언해야 한다.
이런 일이 발생한 시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총선을 석 달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극단적인 정치 테러가 벌어졌다. 2006년 지방선거 유세장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공격한 커터칼 테러를 연상케 했고, 더 멀게는 1969년 김영삼 신민당 원내총무를 겨냥한 초산 테러를 떠올리게 했다. 한국 사회가 이미 수십년 전 겪었던 정치판의 테러 범죄, 이제는 극복했다고 여겼던 그 후진적 폭력이 2024년의 총선을 앞두고 되살아났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선거전이 가열될수록 극단적 행동이 잇따라 돌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검찰과 경찰은 공동체를 위협하는 반사회적 폭력으로 간주해 재발을 차단해야 하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규탄의 목소리를 높여 잠재적 테러범의 무도한 행동을 막아야 한다.
이 사건을 특정인의 일탈로 치부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는 일이다. 극악한 범행의 배후에는 극단적인 정치가 있었다. 지난 대선 이후, 아니 그 이전부터 두 진영으로 갈라져 대립해온 정치판은 대결과 갈등, 혐오와 저주의 무대로 전락했다. 여야가 택한 정치의 방식은 상대를 정치의 파트너가 아닌, 맞서 싸워 쓰러뜨려야 할 적으로 여기는 것이었다. 매일같이 상대방을 향해 쏟아내는 폄훼와 비난의 언어 속에서, 대화와 타협은 기억도 희미할 만큼 실종된 상황에서, 정쟁이 돼버린 정치는 이 사회에 대결과 혐오의 진영 논리를 뿌리 내려 우리가 서로를 미워하게 만들었다. 그 부작용이 극단적 형태로 표출돼 이런 범죄를 부른 것이다. 후진적 정치 테러를 낳은 후진적 정치 문화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이런 일은 언제든 다시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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