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전용대 (22) “혈관이 막혀 당장 수술해야…” 의사 말에 눈앞이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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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를 것 없이 집회 인도를 하고 오는데 갑자기 가슴에 송곳을 찌르는 통증이 느껴졌다.
의료진에게 수술을 미뤄야 할 것 같다고 얘길 하고 돌아서는데 문득 밀알심장재단의 이정재 회장님이 생각났다.
"회장님, 사실 제가 심장이 좀 안 좋아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스텐트 삽입 시술은 이미 시기를 놓쳤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네요." "목사님! 걱정 마이소." 목소리를 듣는 내 가슴이 뻥 뚫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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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해 놓은 돈 없어 수술비 걱정하다
밀알심장재단 이정재 회장 도움 받아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집회 인도를 하고 오는데 갑자기 가슴에 송곳을 찌르는 통증이 느껴졌다. ‘내 가슴이 왜 이러지?’ 왠지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 종합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초조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혈관이 막혔네요. 이 정도면 스텐트 삽입 시술을 하기는 너무 늦었고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청천벽력이었다. “그간 이상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늦었다니요?” “자각 증세가 별로 없었을 뿐, 진행이 많이 됐습니다.”
눈앞이 캄캄했다. 수술보단 수술비 걱정이 앞섰다. 꾸준히 사역해오면서도 재정을 모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에 저축해 놓은 게 없었다. 당연히 즉각 수술대에 오를 수도 없었다. 의료진에게 수술을 미뤄야 할 것 같다고 얘길 하고 돌아서는데 문득 밀알심장재단의 이정재 회장님이 생각났다. 수화기를 들었다.
“회장님, 사실 제가 심장이 좀 안 좋아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스텐트 삽입 시술은 이미 시기를 놓쳤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네요.” “목사님! 걱정 마이소.” 목소리를 듣는 내 가슴이 뻥 뚫릴 정도였다. 회장님이 소개해 준 한 병원을 찾아갔다가 뜻밖의 인연을 만날 수 있었다. 과거 심장병 수술을 받기 위해 온 아이들에게 찬양을 불러주기 위해 병원에 갔을 때 팬이라며 반갑게 맞아줬던 박사님이 계셨다.
현재 내 상태와 수술에 관한 이야기들을 해주던 박사님은 깊이 울림을 주는 한마디를 남겨주셨다. “제가 목사님 수술을 집도한다고 해도 꼭 기억하십시오. 수술은 제가 하지만 치료는 하나님이 하십니다.”
드디어 수술대에 오르던 날. 눈을 떠 보니 중환자실이었다. 혈관이식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의료용 톱으로 갈비뼈를 자르기 때문에 마취가 풀리면서 찾아오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얼마나 아프셨을까. 머리에 가시관을 쓰고 양손과 다리에 못 박혀 십자가에 달리셨던 예수님의 고통에 비하면 이런 고통은 별것도 아니겠구나.’
수술실에 있던 간호사들은 내가 너무 아파서 우는 줄 알고 놀랐겠지만 나는 예수님께 감사하고 죄송해서 울고 있었다. 릴레이처럼 이어지는 집회로 녹초가 돼 예배 시간에 졸다가 담임목사님이 나를 소개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깬 일, 겉으론 겸손한 척하면서 모든 게 하나님 영광이라고 하면서도 그 영광을 내가 가로챈 일, 매월 말일이 되면 내야 할 공과금 때문에 집회를 통해 주님의 사랑을 전하려는 마음보다 사례비 생각이 앞섰던 일. 하나씩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을 따름이었다.
다른 환자에 비해 빠른 회복을 보였던 나는 하루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내 28번째 앨범엔 ‘나는 할 수 없지만’이란 찬양이 수록돼 있다. 수술 후 몸이 회복되고 나서 가장 먼저 하나님께 보고를 드리려고 기도원에 갔다가 쓴 곡이다. 그동안 100개 넘는 곡의 가사를 썼다. 하지만 가사와 곡을 동시에 쓴 건 이 곡이 처음이었다.
‘나는 할 수 없지만 주님이 잡아 주시면/ 나는 할 수 있네 일어서리라 뛰어가리라.’ 하나님은 그렇게 부족한 종에게 고난은 축복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말을 가슴 깊이 진리로 새겨넣게 하셨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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