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열리는 ‘4차 로잔대회’… 디지털 시대 갈 길을 연다
D-263. 희년(50주년)을 맞이하는 전 세계 복음주의권 올림픽인 제4차 로잔대회가 9개월여 앞두고 있다. 한국교회는 성공적 개최를 넘어 영적 재각성과 부흥 동력을 위해 로잔대회 역사상 이례적인 말씀과 기도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 222개국 1만여명이 참석하는 대회는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연수구 센트럴로 송도컨벤시아에서 ‘교회여, 다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라는 주제로 열린다. 국민일보는 4차 로잔대회에 앞서 다양한 소식을 보도한다.
로잔대회의 대표적인 신학적 유산으로는 문서 운동이 꼽힌다. 이번 대회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신학·선교·영성 등을 담은 ‘서울선언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전 세계 신학자 30여명이 인공지능(AI) 등 급변하는 과학 기술 시대 속에서 삶과 행실로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나타내는 로잔정신을 서울선언문에 담아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에 공유한다.
2004년부터 20년간 국제로잔본부에 몸담은 한국로잔위원회 총무 최형근 서울신학대 교수는 2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선언문은 크게 1~4부로 나누어진다. 서론 성격의 1~2부는 성경에서의 교회 위치와 함께 전반적 역사를 살펴보며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는 교회의 부르심을 확증하는 내용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3~4부는 21세기 선교를 위해 교회의 믿음을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최 교수는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거룩한 제자도와 선교, 이스라엘에 대한 신학적 접근, AI 등 과학 기술에 대한 신학적 접근을 평가한다”며 “또 교회가 세계 복음화를 위해 과학기술을 선하게 활용하는 방안 등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는 대회를 계기로 영적 갱신과 개혁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하며 말씀·기도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제4차 로잔대회 한국준비위원회(위원장 유기성 목사)가 진행하는 중보기도 연합운동에는 ‘한 나라 품고 기도하기’ ‘매일 기도운동’ ‘기도대성회’가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매일 기도운동’은 한국교회와 로잔대회, 전 세계를 위한 기도 제목 등을 한국로잔위원회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로 공유한다.
한국교회가 로잔대회에서 다뤄질 ‘성령행전’인 사도행전 말씀으로 1년 가까이 네트워크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말씀 소그룹(프로페짜이) 운동과 함께 이달부터 사도행전 공동설교가 진행된다.
대회에서는 ‘복음 전파’ ‘디지털 시대의 사역’ ‘인간됨에 대한 이해’ ‘다중심적 선교 사역’ ‘선교와 거룩함’ ‘공동체에서 증인 되기’ ‘사회적 상호 교류’ 등 7개 부문, 25개 주제 트랙별 모임에서 전방위적 선교 내용을 주제로 토의할 예정이다.
차세대 선교 주자를 세우기 위한 ‘느헤미야 헌신 서약’도 진행된다. 최 교수는 “참석자들은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의 영향력을 미치는 ‘제자 삼는 교회’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며 “국제로잔본부는 대회 주제를 중심으로 청년 세대를 일으키는 운동을 하고 있다. 바빌론 포로에서 돌아와 이스라엘 성벽을 재건한 느헤미야와 같은 차세대 지도자들을 세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잔운동은 미국과 영국의 복음주의 지도자인 빌리 그레이엄(1918~2018), 존 스토트(1921~2011) 목사가 복음주의 선교의 동력을 찾고 교회의 선교적 정체성을 재발견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1차 대회를 시작으로 1989년 2차 대회(필리핀 마닐라)와 2010년 3차 대회(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를 통해 복음 전도와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통합한 선교 신학을 구축하며 ‘선교행전’의 역사를 써왔다.
로잔대회의 산물인 로잔 문서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선교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다. 국제로잔 국제위원회(의장 존 스토트 목사)가 초안을 작성한 1차 대회의 ‘로잔언약’은 복음 전도의 우선성을 강조하면서도 그리스도인이 사회·문화 속에서 삶의 모습으로 복음을 나타낼 것을 촉구한다.
최 교수는 “1차 대회 이후 마태복음 28장을 새로운 개념으로 보는 시각이 열렸다”며 “미전도종족 입양 등 타문화 선교가 본격적으로 퍼졌다. 총체적 선교가 널리 수용된 것도 1차 대회부터 기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차 대회의 ‘마닐라 선언’은 그동안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앞에서 온전히 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참회 고백과 함께 온 세상에 온전한 복음을 전하자는 복음의 본질을 담았다.
세계 복음주의 운동을 이끄는 구약학자 크리스토퍼 라이트 박사가 주도해 만든 3차 대회의 ‘케이프타운 선언’은 분열된 세상에서 그리스도 사랑의 실천에 대한 적극적 행동을 요청한다.
최 교수는 “3차 대회 이전부터 북미 중심의 세계 기독교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 등 비서구권 선교 운동으로 확산하는 추세에 있다”며 “한국교회는 로잔대회 후 중국 등 아시아 선교 운동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영성 재무장” “믿음으로 전진” 기도의 불길로 신새벽을 열다 - 더미션
- “살아온 시간, 지나온 순간들 당연한 것 하나 없는 은혜였다” - 더미션
- 저출산·고령화 시대, 교회가 갈 길은… - 더미션
- 목회자에게 송구영신을 묻다 - 더미션
- 말씀 씹어먹기… 내년엔 성경 1독 해볼까 - 더미션
- 낙도 사역 20년 조도 사모 기도회 “뭍에서 온 성도들 덕에 귀한 전도 결실” - 더미션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
- ‘2024 설 가정예배’ 키워드는 ‘믿음의 가정과 감사’
- 내년 의대 정원 2천명 늘린다…27년 만에 이뤄진 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