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숭배 가득한 섬에, 17년 만에 놀라운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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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찾아온 기적이지요. 복음의 씨앗을 싹도 못 틔우고 이곳을 떠나게 되나 싶었는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세워질 십자가를 위해 그동안 연단하셨나 봅니다."
신학대학원생 시절이었던 2006년, 낙도선교회 단기선교로 처음 찾았던 섬 수우도(樹牛島)에서 복음화의 소명을 품고 사역을 이어온 지 17년 만에 교회를 세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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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찾아온 기적이지요. 복음의 씨앗을 싹도 못 틔우고 이곳을 떠나게 되나 싶었는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세워질 십자가를 위해 그동안 연단하셨나 봅니다.”
2일 국민일보와 통화한 박성석(66) 수우도 놀라운교회 목사의 목소리엔 진한 감격이 묻어 있었다. 그럴 만했다. 신학대학원생 시절이었던 2006년, 낙도선교회 단기선교로 처음 찾았던 섬 수우도(樹牛島)에서 복음화의 소명을 품고 사역을 이어온 지 17년 만에 교회를 세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경남 사천시 삼천포에서 뱃길로 40분을 더 가야 당도할 수 있는 수우도는 주민들이 마을 수호신으로 여기는 ‘설운 장군’에 때마다 당산제를 드리는 사당문화로 인해 복음의 불빛이 가려져 있는 섬이다.
척박한 복음의 불모지에서 우상숭배에 갇힌 영혼으로 살아가는 낙도 주민들의 모습은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 목회자의 길을 결심한 박 목사의 사역 경로를 바꿔놨다. 그는 “해양학을 전공하고 원양어선을 타며 여러 지역을 경험하다 신학 공부를 하게 된 터라 해외 선교사로의 파송을 꿈꿨지만 낙후된 수우도 주민의 상황을 지켜보며 ‘이 땅이 먼저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단기선교 당시 꼬박 이틀 동안 재래식 화장실 구덩이에 쌓인 배설물만 퍼내야 했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며 “그보다 더 마음이 꽂힌 건 주민 90% 이상이 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결단을 내린 뒤 월세방 하나를 얻고서는 한글 공부방을 열었다. 평균 연령 70대 후반의 주민들이 하나둘 모이며 글에 눈을 떴다. 어르신들에게 병원 진료가 필요할 때, 뜨끈한 대중목욕탕에 몸을 담그고 싶을 때, 봄바람 맞으며 나들이 가고 싶을 때마다 박 목사는 섬에서 육지를 오가는 주민의 동행자가 돼줬다. 사당문화가 팽배한 주민 인식 탓에 교회 건물은커녕 주택을 매입하지도 못한 채 사역을 이어오던 지난해, 월세를 주던 집주인이 마음을 바꿨다.
“제가 눈에 익고 제게 마음을 주면서도 매번 단호하게 얘기하시더라고요. 교회는 안 된다. 예배는 못 간다(웃음). 제사 지내던 사람이 교회 가면 벼락 맞는다고 생각하는 씨족문화권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버텼는데 17년 만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때를 주신 것 같아요.”
박 목사는 주택을 구입해 예배 처소를 마련하곤 수우도에서의 첫 십자가를 세웠다. 놀라운 기적은 이어졌다. 한 주민이 세례를 받겠다고 고백한 것이다. 박 목사는 “지난해 11월 1일, 수우도에서의 첫 세례식이 열리던 날을 잊을 수 없다”며 기도를 요청했다.
“교회가 사당과 마주 보고 있다 보니 십자가를 철거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합니다.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셨어요. 새해에는 십자가를 대신할 종탑을 세워서 주민은 물론 섬을 찾는 이들에게 교회가 묵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쓰임받는 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우도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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