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탐사대, 남극 내륙기지 독자 루트 찾았다
남극 내륙 개척을 위한 한국의 ‘K루트 탐사대’가 영하 80도의 남극내륙기지 후보지에 도착했다. 극지연구소는 지난달 31일 오후 12시 40분에 K루트 탐사대가 남위 76도 11분, 동경 117도 36분에 있는 남극 내륙기지 후보지에 도착했다고 2일 밝혔다. 2017년 11월 첫 도전에 나선지 만 7년 만이며, 다섯 번째 도전에 나선 지 46일 만의 도착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 19 때문에, 2022년에는 남극 이상 고온 현상 때문에 탐사에 나설 수 없었다.
한국 극지연구소의 남극내륙기지 후보지는 동남극 북빅토리아랜드 테라노바만 해발 37m에 위치한 장보고 기지와 직선거리로 1500㎞ 떨어져 있는 해발 3200m의 고지대로, 최저 기온이 영하 80도 아래로 내려간다. 이 지역의 빙하 두께는 최소 3200m 이상이어서 100만년 전 기후 복원이 가능하며, 우주 등 극한지 탐사기술 연구 유망지로도 꼽힌다. 하지만 빙하가 움직이면서 형성되는 크레바스 등 극한 환경 때문에, 사람이 대륙 안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어렵다. 남극 대륙에 독자적인 루트를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일본·프랑스·이탈리아·러시아 5개국에 불과하다.
이강현 극지연구소 미답지연구단장은 “10명 안팎으로 구성된 K루트 탐사대원들이 매년 남극의 여름인 11월에 장보고 과학기지를 출발해 K루트 탐사를 나섰다”며 “무한궤도를 장착한 탐사차량 6대를 동원해 매년 조금씩 탐사 거리를 넓히는 방식으로 내륙극지까지 가는 길을 개척해왔다”고 말했다.
한국은 ‘제1차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에 따라 2032년을 목표로 남극내륙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비행기로 물자를 보급할 경우 기상과 고비용 문제가 있어, 남극내륙기지를 건설, 운영하는 과정에 육상 루트는 필수적이다.
이 단장은 “탐사대는 후보지에서 향후 기지 건설 때 필요한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환경시료 채집과 기상관측장비 설치 등 연구활동을 수행한 후 다음달 중순 장보고 기지로 귀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전문기자, 논설위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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