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에 지역 정치권 한목소리로 규탄

대구민주당 신년인사회 취소, 홍준표 대구시장 "극단적인 진영대결의 정치가 낳은 비극"

[조정훈 기자]

▲ 이재명 대표, 부산 방문 중 피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부지 방문 중 피습을 당해 바닥에 쓰러져 있다. 2024.1.2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지지자로 위장한 남성으로부터 피습을 당하자 민주당 대구시당은 신년인사회를 취소했고 지역 정치권에서도 규탄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3일 오전 김대중홀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신년인사회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이 대표의 치료를 차분하게 지켜보기로 했다.

대구시당은 2일 "백주 대낮의 이재명 대표 피습으로 인해 신년인사회 일정을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며 "어떤 경우라도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는 용인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권택흥 달서구갑 예비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현장 영상을 보면 가해자는 치밀하게 준비되고 사전 연습 없이는 불가능한 전문가 수준의 행동이었다"며 "국민 누구도 상상조차 못한 정치테러를 보며 충격에 빠진다"고 말했다.

권 예비후보는 "총선을 앞두고 자행된 야당 대표에 대한 '살인미수의 정치테러'에 대해 경찰당국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국민들의 불안과 의혹을 해소하길 촉구한다"면서 "오늘의 비극적인 정치테러가 대한민국의 권력과 정치를 '혐오와 극단'이 아닌 '협상과 타협', '건전한 경쟁과 국가적 통합'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길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에 "마치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대표가 피습당한 사례를 연상 시킨다"면서 "증오의 정치, 독점의 정치, 극단적인 진영대결의 정치가 낳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극복하고 선진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남북통합, 동서통합, 좌우통합의 정치를 추구해야 하는데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고 죽고 죽이는 검투사 정치는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면서 "이재명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덧붙였다.

양금희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은 이날 오후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오늘 오전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신속한 수사와 이재명 대표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말했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별 일 없냐는 지인의 안부 연락, 지나가는 인사말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선거운동을 하는데도 피습을 걱정해야 하는 세월이라니 참 암담하다"며 "이 대표의 무사와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시·도당 신년인사회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참석하자 경찰은 신변보호 7개팀 70명과 형사 3개팀 10명, 기동대 2개 중대 120명 등 모두 240명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