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미르, 데뷔는 용의 해사직구장 ‘한국판 오타니’ 뜬다

고봉준 2024. 1. 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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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신인 전미르는 KBO리그 무대에서 타자와 투수로 모두 두각을 나타내 ‘한국의 오타니’로 자리매김한다는 각오다. 송봉근 기자

2024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하는 신인 전미르(19)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의 이름은 미르, 즉 ‘용’이다. 용의 해인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승천을 꿈꾼다. 허황한 꿈만은 아니다. 고교 시절부터 타자와 투수로 두각을 나타낸 ‘이도류’ 전미르에게 거는 롯데 구단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미완의 대기’ 전미르를 2일 경남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나 데뷔를 앞둔 소감을 들어봤다.

“미르라는 이름이 정말 예쁘지 않나요. 좋은 이름을 지어주신 아버지에게 어릴 때부터 감사한 마음뿐이었지요. 그런데 용의 해를 맞아 프로 무대에 데뷔하게 되다니 참 신기합니다. 이 좋은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미르는 경북고 재학 시절부터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활약했다. 마운드에선 시속 150㎞의 강속구를 힘차게 뿌렸고, 타석에선 시원한 장타를 펑펑 터뜨렸다. 한국판 ‘이도류’가 바로 그다. 그 덕분에 전미르는 지난해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무대에서도 그가 ‘투타 겸업’을 계속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신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미르의 활용 방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그의 키는 1m87㎝, 몸무게는 95㎏이다. 지난해 고교 무대에서 투수로는 14경기에 나와 5승 1패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했다. 타자로는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6(81타수 28안타) 3홈런의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달 졸업식을 마치고 상동구장에서 합숙을 시작한 전미르는 “오전 8시 선수단 미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어 워밍업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뒤 보강운동과 컨디셔닝으로 오전 훈련을 마친다. 또, 파트별로 오후 훈련을 소화한 뒤 저녁에는 개인별로 야간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고 설명했다.

숨가쁘게 이어지는 훈련이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프로팀에 합류한 뒤 고등학생 때는 몰랐던 단점을 많이 깨닫게 됐다. 체력 보강에서부터 기술 보완까지 코치님들께 틈나는 대로 배우는 중”이라며 “여기선 운동 말고는 할 것이 별로 없다. 오히려 운동하고 싶을 때 언제든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전미르는 ‘좌청룡 우백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큰 뜻을 품고 자라라는 뜻에서 큰아들에겐 ‘백호’라는 이름을, 둘째 아들에겐 ‘미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전미르는 형 백호를 따라 야구를 시작했다. 그의 형은 초등학교 시절 운동을 그만뒀지만, 그는 야구부에 남아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전미르의 어린 시절을 가장 잘 기억하는 이는 그의 초·중·고교 및 롯데의 2년 선배 진승현(21)이다. KIA 타이거즈 진갑용(50) 수석코치의 아들로도 유명한 진승현은 “(전)미르는 중학교 때까지는 체구가 크지 않았다. 그런데 고등학교 입학 후 몰라보게 키가 크면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고 귀띔했다.

전미르는 체격도 좋지만, 운동 신경도 뛰어나다. 상체가 발달했는데 하체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활약하면서도 쉽게 지치지 않는 비결이다. 전미르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헬스장에서 운동을 많이 했다. 또, 어릴 때부터 체육 시간에는 늘 1등이었다”고 했다.

프로야구 무대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하기는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에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활약하고 있지만, 이건 아주 예외적인 경우다. 전미르는 “감독님께서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이것저것 마음껏 해보면서 스스로 느껴보라’고 하셨다. 훈련하면서 차차 진로를 정할 생각”이라며 “프로 첫 해의 꿈은 당연히 최고의 신인이 되는 것이다. 용의 해에 마음껏 날아보고 싶다. 욕심내지 않고 하나하나 배운다는 자세로 차분하게 몸을 만들겠다”고 했다.

■ 전미르는

「 ◦ 생년월일: 2005년 8월 15일
◦ 출신교: 본리초-협성경복중-경북고
◦ 체격: 키 1m87㎝, 몸무게 95㎏
◦ 포지션: 투타 겸업(우투우타)
◦ 프로 입단: 2024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
◦ 입단 계약금: 3억원
◦ 수상 경력: 2023년 대통령배 타격상, 청룡기 MVP

김해=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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