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데뷔전 치른 19세 세터 이윤신 "오늘 점수는 60점"
데뷔 첫 선발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GS칼텍스 신인 세터 이윤신(19)이 깔끔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여 차상현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GS칼텍스는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1, 25-17, 25-21)으로 이겼다. 평소와 다른 건 선발로 나선 세터가 김지원이 아닌 이윤신이었다는 것이다. 이윤신은 올 시즌 김지원과 교체돼 8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선발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윤신은 2023년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뽑힌 신인이다. GS칼텍스에 입단한 지 아직 넉 달도 되지 않았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경기 전 "경기에서 보여준 것들이 있다"면서도 "100일 정도 밖에 안 지내 성격은 아직 모른다"고 웃었다. 이윤신은 긴장하지 않고, 경기를 잘 풀었다. 좌우와 중앙을 골고루 썼다. 이날 GS칼텍스는 페퍼저축은행에게 블로킹 1개만 허용했다. 2경기 연속 서브득점도 하나 올렸다.
이윤신은 "감독님이 따로 얘기해주시진 않았는데, 이틀 전에 연습 때 (주전들이 뛰는 A코트에서 플레이해)선발일 거라 생각했다"며 "심판의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엄청 긴장했다. 공 하나 올리고 나니까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만족하진 못했다. 불안했던 부분이 많았고, 처리가 어려운 공도 있었다. 60점 정도. 서브 범실을 줄이고, 더 안정감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선발이 더 편한 거 같다"고 했다.
이윤신은 아직 졸업도 안한 고등학생이다. 1월 10일 현대건설전에 졸업식이 열린다. 그러다보니 경기 출전 뿐 아니라 인터뷰도 아직 낯설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수줍어했다. 그는 "(김)지원 언니가 롤모델이다. 연습할 때도 멀리멀리 토스 보내는 게 멋있어서 따라하려고 노력한다. 지원 언니가 '떨지 말라'고 해줬다. 평소에도 자신있게 하라고 조언해준다"고 말했다.
차상현 감독은 이윤신의 장점에 대해 "손에 볼이 잘 들어온다. 운영을 어떻게 해야할지가 머리 속에 있다. 지금보다 더 올라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경기 때 한 두 개 흔들리면 당황하는 모습이 나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신은 "떨지 않는 편인 게 장점인 것 같다"고 했다.
이윤신은 초등학교 때 태권도를 하다 친구 엄마의 조언으로 배구를 시작했다. 그 친구는 GS칼텍스의 레전드인 장윤희 중앙여고 감독의 아들이었다. 이윤신은 "고등학교 은사라 자주 연락 드린다. 감독님이 5학년 때 배구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하셨는데, 잘 한 것 같다"고 웃었다. 아직까지 월급은 어머니에게 맡겼다는 이윤신은 "용돈을 받고 있는데 만족한다. 첫 월급을 받고, 중·고등학교 선생님들께 선물을 했다"고 말했다.
최근 V리그에선 젊은 세터들이 기회를 잡고 있다. 도로공사 박은지, 현대건설 김사랑 등이 선발 출전했다. 이윤신은 "나도 뛰고 싶었고, 사랑 언니 멋있었다. 떨지 않고. 경기에 나가더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경기에선 언니들이 더 편하게 공을 때릴 수 있게 하고, 서브 포인트와 블로킹도 잡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신인왕 레이스에선 전체 1순위로 뽑힌 도로공사 미들블로커 김세빈이 앞서가고 있다. 그러나 이윤신이 경쟁에 참여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윤신은 "신인상 욕심이 난다"며 "사람들이 좀 알아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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