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피습’ 이재명, 경정맥 손상 우려·수술…민주당 “민주주의 심각한 위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방문 일정 도중 김모(66)씨의 흉기에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대표는 왼쪽 목 부위에 1.5㎝의 열상(피부가 찢어져 생긴 상처)을 입었으며, 얼굴과 머리의 정맥혈을 심장으로 보내는 경정맥의 손상이 우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피습 이후 의식을 잃지 않았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대량 출혈의 우려가 있어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피의자 김씨의 계획범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충남에 거주하는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대표를 죽이겠다”며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총선을 99일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피습 사건에 대해 “이 대표에 대한 테러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표 피습 소식을 보고받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며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7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며 차량으로 이동하던 도중 김씨가 찌른 흉기에 왼쪽 목 부위를 공격받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함께 있던 민주당 지도부와 당직자 등은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상처 부위를 지혈하는 등 응급처치를 했다.

현장에서 인파 관리를 하며 우발 상황에 대비하던 경찰은 곧바로 김씨를 제압해 검거했다.

이 대표는 사건 발생 20여분 만인 오전 10시46분쯤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에 옮겨진 뒤 다시 헬기를 통해 오전 11시13분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이 대표는 낮 12시54분쯤 부산소방 소속 헬기에 태워져 오후 3시19분쯤 서울대병원으로 이동됐고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가족들의 요청과 추후 입원 치료 일정을 고려해 병원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부산대병원 앞에서 “의료진에 따르면 경정맥 중상이 의심돼 자칫 대량 출혈이나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범행 당시 상의 재킷에 전체 길이 18㎝, 날 길이 13㎝인 흉기를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이 대표를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해 인터넷에서 흉기를 구입했고, 전과나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특정 당원인지 여부와 직업 등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씨가 지난달 13일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 현장 인근에 있었던 사실이 유튜브 동영상 등에서 확인됐다.

당시 김씨는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는 이 대표를 기다리는 인파 속에 있었고 직접 이 대표를 마주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계획범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김씨를 수사하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