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부터 동부전선까지…육군 15개부대 이례적 동시 훈련
육군이 새해를 맞아 서부 전선에서 동부 전선까지 전방지역에서 일제히 화력·기동훈련을 실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주요 군 휘관을 소집해 "무력충돌을 기정사실화하라"고 직접 밝히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린 것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육군은 2일 "예하 각급 부대의 대응 태세 확립을 위한 포탄사격과 기계화부대 기동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새해를 맞아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상시 결전 태세를 확립하고, 적 도발 시 강력한 대응과 응징 의지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훈련의 배경을 설명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강조한 이른바 '즉·강·끝(즉시·강력히·끝까지)' 응징 3원칙의 대응태세를 훈련을 통해 확립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군 안팎에선 육군이 예하부대가 각자의 훈련계획에 맞춰 진행한 훈련을 종합해 공지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통상 연초 훈련의 경우에는 각 부대가 개별적으로 언론에 공개해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훈련에는 수도기계화보병사단, 2신속대응사단, 6·7·12·15·22보병사단, 8·11기동사단, 2기갑여단, 2·3·7포병여단, 12·17항공단 등 육군본부 예하 15개 부대가 참가했다. 말그대로 '서부전선에서 동부전선까지' 최전방 부대가 일제 훈련에 나선 것이다. 대(對)화력전 수행의 주력인 K9A1·K9 자주포는 물론 유사시 적의 심장부로 신속히 기동하는 K2·K1A2 전차와 K21 장갑차, K600 장애물 개척전차 등이 이번 훈련에 투입됐다. 이들은 유사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목표물을 '원점 초토화'하는 우리 군의 핵심 전력이다.
육군에 따르면 각 훈련 부대는 적 포탄이 우리 영토에 떨어지는 등의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상정해 훈련을 실시했다. 실제 상황을 가정해 적의 화력 도발을 아군의 대포병 탐지 레이더·무인항공기(UAV) 등이 식별하자, 포병화력이 즉시 식별된 적의 도발 원점과 지휘부, 지원세력을 겨냥해 강력한 대응 사격을 실시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부대별로 전술 집결지 점령, 장애물지대 개척 및 극복, 육군 항공 공중 엄호, 급속 헬기로프를 통한 주요지점 확보, 기계화부대의 신속한 기동·사격 등을 점검했다.
훈련에 참가한 2기갑여단 대대장 이기범 중령은 "실전과 다름 없는 훈련을 통해 우리의 능력과 태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적의 심장까지 기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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