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 “민영화한 이탈리아처럼 ‘탈 공기업’ 검토” 선언

김지훈 2024. 1. 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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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신년사에서 "하루 이자만 9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이탈리아 Enel사(社)처럼 완전히 달라지겠다. 공기업 틀을 벗어나겠다"고 선언했다.

에넬사는 1999년 민영화된 이탈리아의 전력회사다.

김 사장이 언급한 에넬(Enel)은 이탈리아 국가전력위원회의 약자로, 1962년 설립됐다.

당초 공공기관으로 설립됐지만 1999년 이탈리아 정부가 전력 시장을 자유화하며 민영화 길을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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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전 사장 신년사
“하루 이자만 90억원, 감당 어려워”
“공기업 망하지 않는다? 안일한 생각”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023년 10월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이한형기자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신년사에서 “하루 이자만 9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이탈리아 Enel사(社)처럼 완전히 달라지겠다. 공기업 틀을 벗어나겠다”고 선언했다. 에넬사는 1999년 민영화된 이탈리아의 전력회사다.

김 사장은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새해를 맞아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100여일을 차분히 되돌아봤다.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타개할 수 있을지 숙고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해 우리 회사는 법정 사채발행한도를 초과할 뻔한 초유의 상황에서 사상 최초의 자회사 중간배당을 실시해 위기를 모면했다”며 “긴박한 위기상황 속에서도 회사는 3조3000억원 규모의 재정건전화계획을 이행했고, 최근 2년간 전기요금을 45.3원 인상하여 경영정상화의 계기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도 ‘완전한 변화’가 추가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기업의 틀을 벗어나 사업영역을 다각화한 KT와 포스코처럼 국영기업에서 벗어나 국민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최근 10년 동안 매출액을 7배나 성장시킨 이탈리아 에넬처럼, 우리도 이제는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김 사장이 언급한 에넬(Enel)은 이탈리아 국가전력위원회의 약자로, 1962년 설립됐다. 당초 공공기관으로 설립됐지만 1999년 이탈리아 정부가 전력 시장을 자유화하며 민영화 길을 걷게 됐다.

민영화에 힘입어 에넬은 2022년 54억유로(약 7조7818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냈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현재 유럽에서 전기료가 가장 비싼 나라 반열에 들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집계에 따르면 2015년 초까지만 해도 메가와트시(MWh)당 40~50유로 안팎에 머무르던 전기료는 2022년 8월 630유로를 넘어섰다. 7년 만에 전기료가 12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이에 대해 미국 폴리티코는 “전력시장 설계와 장기 기후전략, 불운 등이 겹쳐 빚어진 참사”라고 보도했다.

김 사장이 이처럼 민영화 가능성을 열어둔 배경에는 한전의 막대한 적자가 있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한전이 감당해야 할 이자 비용만 3조3000억원에 달한다. 하루 이자 비용으로만 90억원씩 지출되는 셈이다.

김 사장은 “공기업이란 지위가 오히려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건 아닌지, ‘공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여기까지 내몰린 건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며 “공기업 체제의 새로운 대안인 ‘국민기업’으로 거듭나, 전력산업의 안정성과 공공성을 계속 지켜가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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