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재발 방지법' 제안... "수사기관·언론이 만든 비극"

복건우 2024. 1. 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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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기관과 언론은 피의사실공표죄를 저지르고 배우 이선균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회적 타살범입니다."

검사 출신 김희수 변호사는 2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수사기관이 피의사실과 인적 사항을 유출할 경우 형사 처벌하는 '이선균 재발 방지법'을 만들어 위법하고 부당한 인권침해를 방지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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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권연대·민주당 국회 긴급토론회 "사문화된 피의사실공표죄 대안 만들어야"

[복건우 기자]

 인권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회가 2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이선균 재발 방지를 위한 긴급토론회 - 검·경 수사 중 피조사자 자살 원인 및 대책'를 열었다.
ⓒ 소중한
 
"수사기관과 언론은 피의사실공표죄를 저지르고 배우 이선균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회적 타살범입니다."

검사 출신 김희수 변호사는 2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수사기관이 피의사실과 인적 사항을 유출할 경우 형사 처벌하는 '이선균 재발 방지법'을 만들어 위법하고 부당한 인권침해를 방지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인권연대, 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이선균 재발 방지 긴급토론회 - 검·경 수사 중 피조사자 자살 원인 및 대책'을 열었다. 

김 변호사를 비롯한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형법상 처벌 규정(제126조 피의사실공표죄)이 있음에도 수사기관은 피의사실공표를 남발하고 언론은 이를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피의사실공표를 처벌할 뿐만 아니라 인권침해 보도를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씨 죽음, 개인 심리 아닌 제도의 문제"
 
 인권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회가 2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이선균 재발 방지를 위한 긴급토론회 - 검·경 수사 중 피조사자 자살 원인 및 대책'를 열었다.
ⓒ 소중한
 
발제를 맡은 안성훈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피의자 입장에서 수사기관 조사를 받게 되면 죄의 유무를 떠나 큰 심리적 부담감을 갖게 된다"며 "무죄추정의 원칙과 피의자 인권을 고려해 기소 전 단계에서 확인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수사기관이 흘리고 언론이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것을 방지하는 구체적인 입법안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씨를 비롯해 사회 유력인사와 유명인에 대한 수사기관 조사 과정에서 피조사자의 자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씨의 죽음은 개인의 심리 문제가 아닌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한번 침해된 인권은 사후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규원 <한겨레21> 선임기자도 수사와 보도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선 연예인들이 마약 중독이나 과다 투여로 죽는데 한국에선 마약 수사를 받다가 죽는다. 한국에선 마약 수사가 마약 중독이나 과다 투여만큼 치명적인 것"이라며 "이씨 사건은 경찰의 잘못된 수사와 피의사실공표 관행, 언론 매체들의 잘못된 취재·보도 관행이 만들어 낸 비극적 사건이다. 국회가 진상조사에 나서야 하며, 경찰과 언론 역시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김 선임기자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검증 없이 퍼 나른 일부 언론 역시 이씨의 비극을 부추긴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씨에 대한 마약 혐의 보도가 "사람들의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할 뿐 아무런 공공성 없이 개인에게 씻을 수 없는 불명예와 모욕을 주고 인권을 침해했다"며 "피의사실공표죄를 실질적으로 조사하고 처벌하는 사례를 만들고,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보도를 제한해 피의자 권리를 보호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선균 재발 방지법(가칭)'을 제안한 김희수 변호사는 "수사기관에 의한 정보 유출 자체를 막기 위함"이라며 "사문화된 피의사실공표죄의 대안을 만들어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제2의 이선균 사태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수사에 관여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내밀한 정보를 수사기관이 입건 단계에서 언론에 유출시켰고 이씨의 존엄성은 모욕당했다"며 "현재 나와 있는 언론 보도로 보면 이씨 사건은 무혐의 처리해야 마땅하다. 수사기관은 (이번 피의사실공표와 관련해)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회가 2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이선균 재발 방지를 위한 긴급토론회 - 검·경 수사 중 피조사자 자살 원인 및 대책'를 열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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