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1분 만에 검색 치솟아…“모방범죄 우려마저”

이정헌,방유경 2024. 1. 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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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피습되는 장면이 소셜 미디어상에서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

당시 상황은 현장에 있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사실상 생중계됐으며, 이후 2차 편집돼 각종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다.

이 대표의 피습 소식이 알려진 직후 당시 현장 영상을 찾기 위한 검색량도 급증했다.

현재 온라인 상에 유통되는 이 대표의 피습 영상에 대한 민원 접수 여부나 심의 내용 등은 공개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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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피습 영상, SNS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
“반복적 과다 노출, 트라우마 유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는 이재명 대표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피습되는 장면이 소셜 미디어상에서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 당시 상황은 현장에 있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사실상 생중계됐으며, 이후 2차 편집돼 각종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다.

범죄 장면이 적나라하게 담긴 영상이 트라우마와 모방 범죄 등 추가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해당 영상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구글트렌드’의 ‘이재명’ 검색 추이를 보면 이 대표가 피습을 당한 이날 오전 10시27분에서 대략 1분이 지난 시점부터 ‘이재명’ 검색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25분만인 오전 10시52분엔 검색 수치가 가장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값인 ‘100’을 기록했다.

이 대표의 피습 소식이 알려진 직후 당시 현장 영상을 찾기 위한 검색량도 급증했다. ‘구글트랜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이재명 칼부림’ ‘이재명 영상’ ‘이재명 피습 영상’ 등이 관련 검색어로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 당했다고 알려진 2일 오전 10시27분 직후 관련 검색어가 급증한 그래프(오후 2시 기준). 구글트렌드 캡처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7분쯤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60대 남성 김모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려 쓰러졌다. 김씨는 이 대표 지지자 모임인 ‘잼잼 자봉단’의 머리띠를 두르고 이 대표에게 접근한 뒤 갑작스럽게 습격했다.

사고 직후 부산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이 대표는 응급 처치 이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이 대표는 경정맥을 흉기로 찔려 1.5㎝ 정도의 열상(피부가 찢어져 생긴 상처)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피습 당시 현장은 취재진과 유튜버, 지지자들로 북새통이었다. 당시 상황을 생중계한 유튜브 채널도 적지 않았다. 이후 일부 누리꾼들이 영상을 퍼 나르면서 피습 장면도 여과 장치 없이 재확산하는 상황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영상을 확대한 뒤 0.25배 느린 속도로 재생하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다른 커뮤니티에는 당시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이 게시되기도 했다.

이 대표 피습 영상이 무분별하게 확산하면서 SNS상에서도 트라우마 유발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누리꾼들은 “피습 영상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 같다” “피습 영상 트라우마 주의” “피습 영상 바로 올리는 사람들은 뭐하는 것인가”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X(옛 트위터)에 “피습과 관련해 아무런 필터링 없이 현장 사진과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며 “다들 주의해야 한다. 특히 유사 사건으로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들은 클릭해서 들어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일 국민일보에 “민원 신고가 접수되면 관련 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검토해 삭제 또는 접속 차단 등을 조치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재 온라인 상에 유통되는 이 대표의 피습 영상에 대한 민원 접수 여부나 심의 내용 등은 공개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피습 영상의 무차별적인 유포를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범죄 장면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이 퍼지는 것은 우려할만한 상황이다. 더구나 연령 구분 없이 노출되고 있다”며 “이러한 과다한 반복적 노출은 공포나 위협에 대한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동훈 성균관대 교수(외상심리건강연구소 소장)는 “당시 피습 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현장에 있었던 것과 같은 똑같은 수준의 공포감을 경험할 수 있다”며 “권위 있는 인물에 대한 ‘모방 범죄’의 우려도 있다. 문제의 영상을 잘 관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방유경 인턴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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