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이어 속초서도 ‘썩은 대게’… 검은 얼룩, 곰팡이일까?

이슬비 기자 2024. 1. 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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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에 이어 속초에서도 검은 얼룩이 생긴 대게가 판매되면서, 소비자의 공분을 샀다.

다만, 검은 얼룩이 핀 대게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나지 않았다면 맛과 건강엔 이상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한 상인이 고등학생에게 상한 대게를 판매해 논란이 됐는데, 유사한 일이 속초에서도 일어났다.

물론 먹던 대게에 검은색 얼룩이 있다면 매우 불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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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에서 문제가 된 흑변한 대게(왼쪽), 최근 노량진에서 판매된 상한 대게(오른쪽)./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노량진에 이어 속초에서도 검은 얼룩이 생긴 대게가 판매되면서, 소비자의 공분을 샀다. 다만, 검은 얼룩이 핀 대게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나지 않았다면 맛과 건강엔 이상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노량진 대게 사건을 속초에서 당했네요'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의 제목이다. 최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한 상인이 고등학생에게 상한 대게를 판매해 논란이 됐는데, 유사한 일이 속초에서도 일어났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해돋이를 보러 부모님을 모시고 속초로 갔고, 대게 2마리를 주문했다. A씨 가족은 나온 대게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뒷면에 검은색 얼룩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게시글에서 "윗부분은 멀쩡해서 3분의 1 정도 먹은 후 뒷면을 보니 곰팡이가 잔뜩 펴있더라"며 "너무 불쾌하고 화가 났지만 오랜만에 부모님과 함께 온 연말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아 결제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물론 먹던 대게에 검은색 얼룩이 있다면 매우 불쾌할 것이다. 그러나 상한 냄새를 동반하지 않았을 땐, 검은 얼룩이 곰팡이가 아닌 흑변 현상의 결과일 수 있다.

흑변 현상은 대게 피에 있는 단백질인 헤모시아닌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흑청색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헤모시아닌은 구리를 함유한 단백질로, 인체 혈액 속 헤모글로빈처럼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에서는 무색이지만, 산소와 결합하면 효소 반응이 활성화되면서 엷은 청색을 띠는 검은색으로 변한다. 다행히 색만 변할 뿐 맛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 유해 물질도 생성되지 않아 먹어도 무방하다.

효소 반응이 나타나기 전에 충분히 가열하거나 급성냉동하면, 효소가 변성돼 색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냉장고나 실온에서 방치하거나 ▲냉동한 게를 상온에서 천천히 해동하거나 ▲덜 익힌 게를 상온에 방치하면 효소 반응이 일어나 흑변 현상이 일어난다. 또 너무 오래 고온에서 익혀도 단백질 열변성으로 색이 검게 변할 수 있다.
실제로 A씨가 받은 대게를 제공한 음식점은 곰팡이가 아니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완전히 익히기 전에 서빙해 흑변 현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다만,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면 상한 것이므로 절대 먹으면 안 된다. 노량진에서 판매된 대게는 악취가 났다. 문제의 대게를 판매한 상인도 상한 대게를 팔았다고 인정했다. 얼음을 넣어 대게 다리를 보관, 유통하지 않아 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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