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기 싫은데 어떡하죠?”…제주도 시무식에 ‘직원 동원 퍼포먼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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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추진하는 각종 행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도 복수의 공무원들은 "이번 시무식 논란은 세대 간 인식 차이라기 보단 대규모 동원에 대한 불만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며 "제주도가 추진하는 각종 행사가 크고 화려해지면서 반감이 커지는 분위기가 일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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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대회도 내부 반발로 취소
제주도가 추진하는 각종 행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행사를 대규모로 치르기 위해 공무원을 강제 동원하는 등 형식과 구태에 치우치며 내부 반발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2일 오전 제주도문예회관에서 2024년 시무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제주도, 제주시, 서귀포시 5급 이상 공무원과 제주도 소속 출자출연기관 관계자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식은 모듬북 공연을 시작으로 퍼포먼스, 신년사, 문화공연, 신년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공연을 위해 외부에서 전문공연팀 세 팀이 섭외됐다.
당초 이 자리에는 전문댄스팀과 제주도청 직원들이 함께 공연에 나설 예정이었다.
도 총무과는 지난달 각 부서에 시무식 공연 참석 직원을 추천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띄웠다. 각 부서에서 모두 10여명이 추천됐다.
지난달 한 차례 연습도 진행했지만 논란이 잇따르자 동원 계획을 백지화했다. 결국 시무식 무대에는 전문공연팀과 도지사만 등장했다.
도 총무과는 함께 새해를 연다는 취지로 전문공연팀과 직원, 지사가 등장하는 플래시몹 형태의 댄스 퍼포먼스를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사실상 저연차 공무원들이 행사에 강제 차출됐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같은 내용은 제주도청 내부 익명게시판 ‘존단이’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공무원 방에 게시되며 논란으로 확산됐다.
도청 익명게시판에는 “연말이라 정신없는데 시무식 퍼포먼스에 차출됐다. 불쌍한 막내 인생” “단순히 막내라는 이유로 시무식 플래시몹을 하게 되었는데요. 정말 하기 싫은데 어떡하죠? 공직 선배님들 도와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게시판에는 “요새는 뭐만 하면 직원을 동원한다. 사무관들 주말에 해변 쓰레기 주우러 강제 집합 걸고, 얼마 전에는 전 직원 동원 체육대회를 주말에 열려다가 노조 반발로 무산됐다”는 내용이 게시됐다.
시무식이 청사 밖에서 열린 것도 이례적이다.
지난 2020년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시무식을 개최한 적은 있지만, 문화예술 공연 장소를 시무식 행사장으로 잡은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무식은 90분간 열렸다.
제주도 총무과 관계자는 “올해는 새해 도정 운영의 실천 의지를 다지기 위해 시무식 규모를 키웠고, 그 과정에서 단합의 의미를 담기 위해 직원이 참여하는 공연을 계획했던 것”이라며 “강제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제주도는 지난해에도 전 직원이 참석하는 체육대회를 추진하다 내부 반발로 취소한 바 있다.
같은 해 4월에는 민선 8기 제주도정 출범 후 처음 열린 제57회 제주도민체육대회에서 대규모 인파가 몰린 개회식을 연출하기 위해 공무원과 자생단체 회원을 대거 동원하며 ‘관치 동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개회식에서 오영훈 지사는 대형 전광판에 선보인 메타버스 가상공간의 ‘오영훈 아바타’와 함께 등장해 제주도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을 설명했다.
개회식이 2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되면서 제주도가 선수보다 개회식에 집중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공연에 투입된 인원만 1500여명에 달했다.
제주도 복수의 공무원들은 “이번 시무식 논란은 세대 간 인식 차이라기 보단 대규모 동원에 대한 불만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며 “제주도가 추진하는 각종 행사가 크고 화려해지면서 반감이 커지는 분위기가 일부 있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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