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반도체 장비기술 원천차단 당한 中…운명은

변선진 2024. 1. 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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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만드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마지막 대(對)중국 수출마저 미국 정부 압박에 취소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ASML은 이달까지 중국 업체에 3대의 최고급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수송할 수 있는 면허가 있었음에도, 미 정부 관계자가 사전 예정된 일부 장비의 중국 수송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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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만드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마지막 대(對)중국 수출마저 미국 정부 압박에 취소됐다. 중국 기업은 ASML의 극자외선(EUV)에 이어 DUV마저도 사용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포위망 강화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위기감이 닥칠지 아니면 중국 정부가 전화위복으로 삼고 국산화 계기가 될지 의견이 분분하다.

ASML은 1일(현지시간) “최근 정부가 NXT:2050i와 NXT:2100i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기 위한 면허를 일부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미국이 자국의 부품을 포함하고 있는 ASML 일부 장비도 수출 제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ASML은 세계 노광장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다. 노광장비는 빛을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에 비춰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때 쓰인다. EUV는 13.5나노미터(㎚)의 단파장 자외선인 반면, DUV는 193, 248㎚ 등의 장파장 자외선을 사용하는 노광장비다. 특히 EUV를 생산하는 경쟁력 있는 반도체 장비 기업은 ASML이 유일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부터 EUV에 대한 대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지난해에는 그동안 중국 수출을 허용했던 DUV에 대한 규제 조치도 예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ASML은 이달까지 중국 업체에 3대의 최고급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수송할 수 있는 면허가 있었음에도, 미 정부 관계자가 사전 예정된 일부 장비의 중국 수송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8월 중국 IT기업 화웨이가 공개한 스마트폰(메이트 60 프로)에 사용된 7㎚ 첨단 반도체에 ASML의 DUV가 쓰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미국이 급히 칼을 빼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11월 중국의 ASML 노광장비 수입액은 37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ASML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8%, 2분기 24%, 3분기 46%로 크게 늘었다. EUV에 이어 DUV마저 수출 제한 조치에 공급 차질을 우려한 중국이 ASML 장비 사재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ASML은 중국을 향한 미국의 새로운 규제 조치로 중국 매출의 약 15%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대만, 한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매출 비중이 높은 ASML의 고객사다.

중국은 이번 조치로 ASML 반도체 장비에 대한 접근이 모두 차단된 만큼 자국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포위망을 넓힐수록 국산화 움직임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중국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35%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상승했지만, DUV 국산화율은 3%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유일의 노광장비 업체인 상하이 마이크로전자는 국산 DUV를 개발했지만, ASML 최신 제품 대비 15년 기술격차가 보이고 있다.

피터 웨닌크 전 ASML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통신에 “중국에 더 많은 압박을 가할수록 중국이 노력을 두 배로 늘릴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우려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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